'스무고개 화법' 쓰는 아내…"정말 속 터진다"

파이낸셜뉴스       2025.12.08 11:52   수정 : 2025.12.08 15:3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아내의 이른바 '스무고개 화법'으로 인해 고통을 겪으며 이혼까지 고민하는 40대 남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5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결혼 5년 차인 남성 A씨는 "혼전 임신으로 6개월 만에 아내와 결혼했는데 결혼 후에야 진짜 성격을 알게 됐다"며 "스무고개 하듯 자꾸 되묻게 만드는 아내가 너무 답답해 이혼하고 싶다"고 토로했다.

A씨는 아내 B씨와의 대화가 항상 수수께끼 퀴즈를 푸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한 번은 A씨가 부모님과의 모임을 앞두고 아내가 예약한 식당의 상호를 문의했다. 이에 아내는 "거기, 전에 탕수육 먹었던 식당"이라며 식당 이름을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A씨는 "가게가 어디냐고 이름을 구체적으로 물어봐도 정확하게 말해주지 않는다"며 "일상생활에서 이처럼 여러 차례 질문을 해도 대답을 회피하는 경우가 빈번하다"고 밝혔다.

어느 날 A씨는 회식 후 새벽 2시께 늦게 귀가했다. 육아로 지쳐있던 아내에게 A씨가 사과를 건네자, 아내는 "괜찮다"고 답하며 평소와 같이 잠자리에 들었다고 한다.

그러나 다음 날 A씨가 퇴근했을 때, 아내는 저녁 식사를 준비하지 않은 채 침대에만 누워 있었다. 아내는 사흘이 지난 후에야 "사실 그때 화났었다"며 "괜찮다고 했다고 진짜 괜찮은 줄 아냐"고 되레 서운한 감정을 드러냈다.

결정적인 사건은 가족 여행 중에 발생했다. A씨 부부는 장모의 칠순을 기념하여 시부모님을 포함한 가족과 함께 동남아로 여행을 계획했다.

하지만 출국 당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아무리 기다려도 장모는 나타나지 않았다. 확인 결과, 장모는 김포국제공항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A씨는 "100% 아내가 말 이상하게 해서 오해가 생긴 걸로 짐작했다"고 말했으나, 아내는 "아니다"라고 단호하게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이들은 예정된 비행기를 놓쳤고, 급히 다음 항공편으로 출발해야 했다.

동남아에 도착한 아내는 "너무 시부모님 위주 여행"이라며 "내일은 컨디션 봐서 내가 엄마 좀 챙기겠다"고 언급했다.

다음 날 A씨는 헬스장에서 돌아온 후 아내와 장모가 모두 사라진 것을 알게 됐다. 아내는 전화 통화에서 "어제 우리끼리 놀다 온다고 얘기했잖냐, 곧 갈 거다"라고만 답했다.

A씨는 이들을 계속 기다렸으나, 아내는 약속된 시간보다 3시간 늦게 호텔로 복귀했다.


이에 A씨는 "아내에게 표현 방식을 고쳐 달라고 해도 '30년 넘게 이렇게 살아왔다'고만 대답한다"며 "아내에게 질문하거나 사과할 때마다 스무고개처럼 답을 얻어내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조언을 요청했다.

최형진 시사평론가는 "남편분이 힘들어 보이신다"면서도 "아예 화를 내고 싸우는 것처럼 여러 방법을 동원해 고치려는 노력을 하거나, 아니면 그 상황을 감수하고 살아야 할 것 같다"고 언급했다.

박상희 한국열린사이버대 심리학 교수는 "이러한 상황은 심리 또는 의사소통 코칭을 통해 신속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남편이 먼저 대화를 시작하여 함께 상담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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