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트럼프가 휴전 중재했던 태국-캄보디아, 2달 만에 다시 교전

파이낸셜뉴스       2025.12.08 15:23   수정 : 2025.12.08 15:25기사원문
이틀 연속으로 국경지대 총격, 최소 5명 사상
태국군, 캄보디아 선공에 F-16 띄워 대응 폭격했다고 주장
반대측은 태국이 보복 유도 목적으로 위기 조장한다고 비난
美 트럼프가 지난 10월 휴전 중재했던 양국, 2개월 만에 다시 싸워



[파이낸셜뉴스] 지난 7월 교전 이후 10월에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중재로 휴전했던 태국과 캄보디아가 다시 싸움을 시작했다. 양측은 서로 상대방이 먼저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AP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태국 국방부는 8일 발표에서 이날 오전 새벽 태국 북동부 우본랏차타니주(州)에서 캄보디아군의 공격으로 태국 군인 1명이 사망하고 4명 다쳤다고 밝혔다.

국방부 측은 당초 사망자를 2명으로 발표했으나 1명으로 정정했다. 태국군은 전날 오후에도 캄보디아군이 국경에서 태국군을 향해 소총 사격을 가해 2명이 다쳤다고 주장했다.

태국군은 캄보디아군이 8일 “태국군을 향해 (먼저) 발포했다”면서 “전투기를 동원해 (캄보디아) 여러 지역에 있는 군사 목표물을 타격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현지 매체들은 태국 당국이 캄보디아와의 국경이 가까운 4개 주에 대피 명령을 내렸으며 F-16 전투기도 출격시켰다고 보도했다.

7일 캄보디아 국방부는 성명을 내고 최근 며칠 동안 태국군이 도발적 행동을 한 데 이어 두 지역에서 캄보디아군을 공격했으나 보복하지 않고 사격 중단을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말리 소찌어따 캄보디아 국방부 대변인은 7일 태국군이 공격한 지역이 프레아 비헤아르주와 오다르메안체이주라고 설명했다.

태국군은 해당 주장에 대해 캄보디아군이 동부 시사껫주 국경에서 공격을 시작해 교전 규칙에 따라 대응했다며 34분 만에 종료됐다고 맞섰다. 시사껫주는 캄보디아 프레아 비헤아르주와 맞닿은 태국 국경 지역이다.

프랑스 식민지 시절 국경선으로 100년 넘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양국은 올해 들어 위험한 수준으로 충돌하고 있다. 지난 2월 충돌 위기를 넘겼던 양국은 지난 5월에 우본라차타니주 남위안 지역 국경지대에서 실제 총격전을 벌였다. 이들은 지난 7월 24일부터 닷새 동안 중화기를 동원해 국지전을 벌였고 그 결과 양측에서 48명이 숨지고 30만명이 넘게 대피했다.

올해 2기 정부 출범 이후 노벨 평화상에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는 트럼프는 지난 10월 26일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정상회의 참석차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로 이동해 양국의 휴전 협정을 중재했다. 당시 양국 정상들은 트럼프와 말레이시아 총리가 지켜보는 가운데 휴전 협정문에 서명했다. 트럼프는 “많은 이들이 이뤄질 수 없을 것이라고 했던 휴전을 우리가 해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태국 정부는 지난달 10일 시사껫주 국경지대에서 지뢰가 폭발해 태국 군인이 다치자 휴전협정을 이행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틀 뒤에는 캄보디아 북서부 국경지대에서 총격전이 발생해 캄보디아 민간인 1명이 사망했다.

훈 마네트 캄보디아 총리의 아버지이자 앞서 38년 동안 총리직을 역임했던 훈 센 캄보디아 상원의장은 이번 충돌과 관련해 캄보디아 측에 자제를 촉구했다. 그는 태국이 보복을 유도하기 위해 위기를 조장한다고 주장했다.
훈 센은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에 "대응을 위한 한계는 이미 설정됐다"며 "모든 지휘관은 이에 따라 장교와 병사들을 교육할 것을 촉구한다"고 썼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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