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 정보 저장한 LGU+…AI 비서 '불신' 커지나

뉴스1       2025.12.08 14:20   수정 : 2025.12.08 14:20기사원문

LG유플러스가 인공지능(AI) 통화 앱 '익시오' 이용 고객 36명의 통화정보가 유출된 사실을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개보위)에 자진 신고했다. 주민등록번호, 여권번호 등 고유 식별정보와 금융정보는 유출되지 않았다고 LG유플러스는 밝혔다. 사진은 7일 서울 시내 한 LG 유플러스 매장의 모습. 2025.12.7/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지난달 LG유플러스가 AI 통화 앱 '익시오'의 사업 확장 전략을 발표하고 있는 모습. (LGU+ 제공)


(서울=뉴스1) 이기범 기자

"LG유플러스는 익시오를 인공지능(AI) 통화 앱이 아닌 초개인화 AI 에이전트로 발전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고도화해 나갈 예정이다.

"


가입자 통화 정보가 유출되는 사고 발생하면서 LG유플러스(032640)의 '초개인화 AI 비서' 전략에 제동이 걸렸다. LG유플러스는 보안성을 강조하며 통화 녹음 기능을 기반으로 AI 전화앱 '익시오'의 서비스 확장 전략을 펴 왔다. 이번 사태로 이용자 신뢰가 흔들리면서 AI 비서의 보안 문제가 화두가 될 전망이다.

글로벌 진출까지 타진해왔지만…'보안' 발목

8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지난해부터 AI 중심의 조직 개편을 단행하며 개인용(B2C) 서비스 발굴에 힘을 쏟아왔다. 결과물이 지난해 11월 출시된 익시오다. 통화 녹음 기능에 AI를 접목해 통화 요약 등 각종 편의 기능을 제공하는 게 특징이다.

100만 가입자를 확보하면서 사업 가능성을 확인한 LG유플러스는 익시오 중심의 초개인화 AI 비서를 핵심 B2C 사업으로 내세워왔다. 지난달에는 구글과 통화 중 실시간 AI 호출 기능을 선보이기도 했다. 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글로벌 진출도 타진해오고 있었다.

문제는 보안이었다. LG유플러스는 통화 내용을 서버가 아닌 기기 내에 저장하는 '온디바이스' 기반 기술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민감한 통화 데이터를 안전하게 처리하고 있다고 강조해왔다.

그러나 이번 사고를 계기로 통화 관련 정보 및 통화 내용 요약본까지 서버에 저장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익시오의 개인정보처리방침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데이터 백업을 이유로 이용자의 통화 요약 상세 내용 및 통화 한줄 요약 정보, 통화 내역을 분석한 키워드 등을 수집일로부터 6개월간 서버에 저장하고 있다.

이용 과정에서 생성되는 통화 정보인 △통화 일시 △통화 길이 △수·발신자 번호 △통화 유형 △통화 연결 여부 △녹음 여부 △스팸 여부 등이 함께 저장된다.

다른 이용자들에게 노출된 가입자 36명의 통화 관련 정보도 여기에 해당한다.

LG유플러스는 외부 해킹이 아닌 내부 작업 과정에서 발생한 실수라고 해명했지만 임시 저장 공간을 운영하는 시스템 구조상 데이터 유출이 가능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반복되는 AI 통화 녹음 기능 논란

AI 통화 녹음 기능은 2023년 출시된 SK텔레콤(017670)의 '에이닷'이 출시되면서 확산됐다. 애플 '아이폰'에서 통화 녹음 기능이 제한되는 상황에서 통신사 앱을 통해 이를 우회할 수 있는 방법이 생기자 이용자들이 몰려들었다.

이후 통화 녹음 기능이 작동하는 방식을 놓고 법적 논란이 뒤따랐다. 음성 통화 데이터를 서버에 저장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와 함께 개인정보보호법·통신비밀보호법 위반 가능성이 제기됐다.
다만 이용자 통화 녹음 행위 자체는 법적으로 규율할 수 없는 문제라는 당국의 판단이 나오고, 접속 기록을 남기지 않는 시스템상 문제를 놓고 시정 권고만 내려지면서 법 위반 논란은 일단락됐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AI 비서 서비스를 놓고 정보 수집 범위 및 이용자 신뢰 문제가 다시 한번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통신사 통화 녹음 앱 문제가 반복되고 있는데 단말 제조사에서도 통화 요약 등 비슷한 기능을 내놓고 있는 만큼 소비자 편의를 해치지 않으면서 제조사와 협의해 보안성을 강화하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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