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 수상자 "희망의 저장고 바닥나"
뉴시스
2025.12.08 17:53
수정 : 2025.12.08 17:53기사원문
노벨 주간 이례적 강연서 "오직 전쟁뿐인 속에서 천사들 우리 때문에 희생"
2025.12.08.
이 강연은 스톡홀름과 오슬로에서 열리는 노벨 주간의 일환으로, 수상자들이 노벨상 수상 전 연설을 하는 자리였다. 크러스너호르커이가 헝가리어로 진행한 강연에서 "원래는 희망을 주제로 생각을 나누고 싶었지만, 희망의 저장고가 확실히 바닥났기 때문에 이제 천사에 대해 이야기하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오래된 천사들과 달리 새로운 천사들은 날개도 없지만, 메시지도 전혀 없다. 그들은 단순한 평상복을 입고 우리 사이에 있을 뿐, 원한다면 알아볼 수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종말론으로 가득 찬 길고 구불구불한 특유의 문장으로 "내 앞에 서 있는 이 새로운 천사들의 끔찍한 이야기, 그들이 희생 제물이라는 이야기, 그리고 그 희생이 우리를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 각 개인 때문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충격을 받았다. 날개도 없고 메시지도 없는 천사들은 자연 속의 전쟁과 사회 속의 전쟁 등 오로지 전쟁, 전쟁, 전쟁 속에 존재하며, 이 전쟁은 무기와 고문뿐만 아니라 파괴를 통해 벌어지고 있다. 물론 이것은 규모의 한쪽 끝이지만 이 전쟁은 규모의 정반대로 진행되기 때문에 나쁜 말 하나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지난 10월 노벨상 심사위원단은 크러스너호르커이에 대한 수상을 발표하면서 71세의 그에 대해 "부조리주의와 기괴한 과잉이 특징인 위대한 서사시 작가"라고 언급했었다.
노벨상위원회는 "크러스너호르커이의 작품은 중앙 유럽 전통의 일부로 볼 수 있다"며 "중요한 특징은 비관주의와 종말론이지만 유머와 예측 불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의 소설로는 "사탄탕고", "저항의 멜랑콜리", "전쟁과 전쟁", "바론 웬크하임의 귀환", "허쉬트 07769"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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