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업계, 제천에서 고효율 질소산화물 저감설비 ‘SCR’ 첫 가동 시연

파이낸셜뉴스       2025.12.09 13:27   수정 : 2025.12.09 13:27기사원문
아세아시멘트 제천공장 시범 가동 성공
전 공장 확산 추진, 정부 지원 필요성도 제기



[파이낸셜뉴스] 시멘트 제조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해 규제가 강화돼 온 질소산화물(NOx)을 줄이기 위한 핵심 설비 '선택적촉매환원설비(SCR)'가 국내 시멘트 산업의 대규모 설비에 처음 적용돼 본격 가동을 앞두고 있다. 업계는 시연회에서 확인된 저감 효과를 바탕으로 전 공장 확산을 추진할 계획이지만, 건설경기 침체로 악화된 경영여건을 고려할 때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국시멘트협회는 9일 충북 제천 아세아시멘트 공장에서 SCR 가동 시연회를 열었다고 밝혔다.

이번 시연은 온실가스 감축과 대기오염물질 저감 등 업계 핵심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첫 단계로, 삼표시멘트·한일시멘트·성신양회·유니온 등 주요 시멘트사의 대표와 임원들이 참석해 SCR의 실제 성능과 안정성을 직접 점검했다.

아세아시멘트 제천공장의 SCR 설치는 산업통상부 국책 연구과제의 일환으로 추진됐으며, 총 362억원이 투입됐다. 2023년 12월 설치 계획 발표 이후 약 2년 만에 2개월간의 시험 가동을 마치고 본격적 운영에 들어가는 것이다.

SCR은 NOx 저감에 가장 효과적인 설비로 꼽히지만, 해외에서도 주로 소규모 설비에 적용돼 왔다. 국내 시멘트업계처럼 고집적·대규모 생산라인에 적용된 사례는 없어 효율성과 안정성 검증에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이번 시연으로 대형 공정에서도 안정적인 저감 효과가 입증되면서 SCR 도입이 업계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2027년 7월부터 시멘트 업계는 통합환경허가를 적용받는다. 특히 강원권 사업장은 NOx 배출 기준이 118ppm으로 대폭 강화된다. 업계는 공장별 최소 1기 이상의 SCR 설치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SCR 1기 설치에 약 300억~400억원이 소요되는 만큼, 건설경기 침체로 내수가 34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시국에서 설비 투자 여력은 크게 축소된 상황이다.

시멘트업계는 현재 업계가 매년 약 160억원을 납부하는 NOx 배출부과금 등을 활용해 정부 차원의 재정지원이 검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시멘트협회 관계자는 “대형 시설을 가진 국내 시멘트공장에서도 SCR 효율이 확인된 만큼 업계 전체로 확산이 가능하다는 자신감을 얻었다”며 “정부 규제 수준과 국민 눈높이에 맞춰 친환경 생산체계로 전환하기 위해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jimnn@fnnews.com 신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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