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의 '타임스케줄' 애타는 국힘
뉴스1
2025.12.10 06:03
수정 : 2025.12.10 06:03기사원문
(서울=뉴스1) 홍유진 기자 = 12·3 비상계엄 사태가 발생한 지 꼬박 1년이 지났지만 국민의힘은 여전히 '계엄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힘이 주장하는 바처럼 그저 민주당의 '내란몰이' 탓만은 아니다.
여전히 사과하느니 마니 하는 문제로 옥신각신하며 당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장 대표가 과거와 단절하고 중도 외연 확장에 나서야 한다는 요구가 쏟아졌다. 소장파 의원뿐만 아니라 원조 '친윤계'로 꼽히던 윤한홍 정무위원장도 장 대표 면전에서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를 나무란다"고 직격했다.
이처럼 장 대표의 리더십에 균열이 갈 때마다 그가 줄곧 해오던 말이 있다. 바로 '타임스케줄'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 면회, "우리가 황교안" 발언 이후 논란이 반복될 때도 장 대표는 태연했다. 그만큼 자신만의 '타임스케줄'에 확신이 있다는 뜻일 테다.
장 대표는 지난 6일 한 보수성향 유튜브에 출연해서도 "저만의 타임 스케줄과 저만의 계획을 가지고 가는 데 있어 지금까지는 제 생각에서 크게 이탈하지 않고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보수 핵심 지지층인 '집토끼'부터 확실히 잡은 뒤 내년 이후 중도 외연 확장에 나서겠다는 구상인 듯 하다. 그러나 당내에서도 그의 '타임스케줄'에 공감하는 의원들이 많지 않은 듯하다. "장 대표는 요즘 누구와 만나나", "의중을 모르겠다"는 반응이 나오는 것도 모자라 이제는 그가 유튜브에 빠져있다는 뜬소문까지 돌 정도다.
장 대표가 계엄에 대해 무조건 중도 확장으로 노선을 틀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당 지도부 역시 지금 같은 상황에서 떠밀리듯 사과하는 상황만큼은 피하고 싶을 것이다. 다만 폭풍이 불기 시작한 후에는 돛을 고쳐 달아도 균형을 잡기 어렵다.
사과 여부를 차치하더라도 지금 필요한 건 계획이 아니라 '어떻게 함께 가느냐'다. 리더십은 완벽한 계획만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리더라면 자신이 생각하는 방향을 제대로 제시하고, 설득하고, 공감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뒤따라야 한다.
그런 점에서 장 대표가 최근 당내 중진들을 비롯해 친한계까지 가리지 않고 만나 경청하겠다는 건 다행스러운 대목이다. 소통 과정에서 여러 의문과 우려를 정면으로 마주해야 현명한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구성원 누구도 공감하지 못하는 '타임스케줄'이라면 장 대표 혼자만의 시간에 갇혀있는 것과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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