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주도라고 혁신 불가한 것 아냐..구조 설계가 관건" JPYC 대표
파이낸셜뉴스
2025.12.16 20:07
수정 : 2025.12.16 14:04기사원문
16일 일본 도쿄 오테마치 피노랩에서 만난 오카베 대표는 최근 한국에서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로 거론되는 '은행 51% 지분 컨소시엄' 모델과 관련, "발행주체에 일정 수준의 자본 제약은 필요하다"며 "그 비율이 정당한 지는 실제 운영을 해보기 전에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은행이라고 해서 혁신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며 "대출 기능 없이 지급·결제만 수행하는 내로우뱅크(narrow bank) 방식이라면 더 안정적인 구조의 스테이블코인 발행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일본 금융청은 올해 8월 JPYC를 자금이동업자로 등록한데 이어 엔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승인했고, JPYC는 10월 엔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했다.
오카베 대표는 "은행은 정부 관리 아래 자본 제한이 존재하지만 JPYC는 자금이동업자이기 때문에 동일한 제약을 받지 않는다"며 "안정적 발행을 위해서는 일정한 자본 요건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JPYC가 발행한 엔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유통량은 약 2억2000만엔(약 20억8230만원)이다.
초기 수요는 기관투자자를 중심으로 형성됐다. 그는 "패밀리 오피스나 크립토 트레이더 등은 가상자산과 지갑, 블록체인을 이해하고 스스로 안전하게 운용할 수 있는 높은 리터러시를 지녔기 때문에 가장 먼저 사용을 시작했다"며 "일반 소비자의 진입장벽은 여전히 높아 결제 사업자와의 제휴를 통한 자연스러운 서비스 통합이 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JPYC는 너지카드(Nudge card)와 제휴해 JPYC로 신용카드 대금을 상환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비자 가맹점에서 결제한 금액을 JPYC로 직접 갚을 수 있다.
향후 3년간 JPYC 발행 목표를 10조엔(약 94조6000억원)으로 제시한 배경에 대해 오카베 대표는 "M2 기준 일본 엔화 비중이 약 9%에 불과한 만큼 이 정도 규모가 확보되지 않으면 엔화 스테이블코인은 달러에 밀려 존재감을 잃게 된다"고 설명했다.
오카베 대표가 가장 우려하는 리스크는 해킹이다. 그는 "고도화된 해킹 조직의 공격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보안 측면에서는 방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반면 담보·유동성 리스크에 대해서는 "초장기 국채를 피하고 예금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스테이블코인 규제가 정비될 경우 해외 확장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전제 조건으로 △국제적으로 공유 가능한 자금세탁 방지 기준 △도산 격리된 100% 이상의 자금 보전 △표준화된 규격을 꼽았다. 이러한 조건이 충족되면 멀티통화 스테이블코인 시장도 충분히 실현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스테이블코인의 미래에 대해 오카베 대표는 "지갑 하나만 들고 세계를 여행하며 환전 손실 없이 결제할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이라며 "인공지능(AI)이 정보 검색을 넘어 직접 결제와 거래를 수행하는 단계에 이르면, 스테이블코인은 인공지능(AI) 경제활동의 기반 통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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