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했다" 원로배우 김지미, 85세 일기로 별세…영화인장 준비
파이낸셜뉴스
2025.12.10 11:00
수정 : 2025.12.10 11:33기사원문
2017년 회고전 당시 소회 묻자 "행복..영화에 미련없다"
[파이낸셜뉴스]
원로 영화배우 김지미(본명 김명자)가 별세했다. 향년 85세.
10일 영화계에 따르면 김지미는 미국에서 숨을 거뒀다.
아버지를 만나러 명동에 나갔다 돌아오는 길에 김기영 감독에게 길거리 캐스팅됐다.
철처한 자기관리와 미모로 당대 최고의 스타로 인기를 누렸으며, 김수용 감독의 ‘토지’(1974), 임권택 감독의 ‘길소뜸’(1985) 등 국내 거장 감독들과 호흡하며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이 과정에서 파나마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과 대종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1961년 영화 '장희빈'에 출연한 1대 장희빈 배우이기도 하다.
대표작으로 '비 오는 날의 오후 3시'(1959), '춘향전'(1961), '춘희'(1967), '토지'(1974), '길소뜸'(1985), '티켓'(1986) 등이 있다. 동시대 또래 여배우들이 은퇴한 뒤에도 활동을 이어갔고, 2011년 '영화판'에도 잠깐 출연했다.
김지미는 연기뿐만 아니라 지미필름을 설립해 영화를 기획, 제작했고, 영화인협회 이사장, 영화진흥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하며 영화계의 전방위에서 활약했다. 여장부 스타일로 정치인들 앞에서도 기죽지 않고 자신의 의견을 소신껏 말했다고 한다.
전성기 시절 빼어난 미모와 파란만장한 남성편력 덕분에 한국의 엘리자베스 테일러라는 별명이 있었다. 2017년 한국영상자료원 '영화천국'과 한 인터뷰에서는 한평생 영화인으로 살아온 소회를 묻자 "행복하다"고 답했다. 그는 "나는 정말 큰 사랑을 받았기 때문에 무척 행복하다. 한때는 그런 관심이 피곤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행복이라고 느낀다. 영화에 개인적인 미련은 없다"고 답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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