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증 낙인 지웠다"…리츠·인프라펀드 ‘현금흐름 장세’ 연다
파이낸셜뉴스
2025.12.10 15:44
수정 : 2025.12.10 15:4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고금리 여파와 대규모 유상증자로 주가가 장기간 부진했던 리츠 관련주들이 기지개를 펴고 있다. 금리 하락, 잔여 레버리지 확대, 포트폴리오 재편 등으로 재평가를 받고 있어서다. 인프라펀드 역시 차입 비율을 크게 높이는 민간투자법(이하 민투법) 개정에 힘입어 고공 성장기에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증권 이경자 수석연구원은 “리츠와 인프라펀드는 더 이상 순자산가치(NAV) 대비 저평가 논쟁에 묶인 자산이 아니라, 실제 주주에게 귀속되는 현금흐름이 투자 판단의 중심축이 되는 시기에 들어섰다”고 분석했다.
리츠 업계는 지난해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 등으로 ‘유증 리스크’가 주가의 발목을 잡았다. 당시 시장금리가 고점이었던 만큼 신규 자금이 투입되더라도 배당여력 개선으로 연결되지 못했다. 다만 올해 하반기부터는 자본확충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삼성FN리츠의 '잠실빌딩' 인수, 디앤디플랫폼리츠의 ‘세미콜론 문래’ 매각 후 '수송스퀘어' 우선주 재편입 등이 대표적이다.
금리 하락도 중요한 모멘텀이다. 국내 상장리츠의 평균 대출금리는 2024년 4%대 중반을 정점으로 2026년 3%대 중후반까지 낮아질 전망이다. 특히 SK리츠, 한화리츠 등 대형 리츠들은 AA급 회사채 발행 비중을 크게 늘리며 담보대출 대비 100bp 이상 낮은 조달금리를 확보했다. 금리 하락이 후행적으로 반영되는 2026년부터는 대부분의 리츠에서 배당이 턴어라운드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인프라펀드는 민투법 개정이라는 대형 모멘텀을 맞았다. 국회 기재위 소위를 통과한 개정안에는 공모 인프라펀드의 차입한도를 자본금 대비 30%에서 100%까지 확대하는 내용이 담겼다. 레버리지 여력이 기존 대비 3배 이상 늘어나면서, 인프라펀드는 유상증자 없이도 대규모 신규 투자가 가능해진다.
대표 펀드들의 가용 차입 여력도 크게 증가한다. KB발해인프라는 248억원에서 825억원, 맥쿼리인프라는 989억원에서 3297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여기에 정부가 150조원 규모로 추진 중인 국민성장펀드 또한 인프라 업계의 외형 확장을 이끄는 촉매제로 작용할 전망이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유상증자 부담을 정리한 리츠와 정책, 금리 환경이 맞물린 인프라펀드는 2026년부터 구조적 재평가가 가능하다”며 “현금흐름 기반의 배당형 자산이 다시 시장 중심에 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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