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전날 중·러 군용기 카디즈 무단 진입에 "주한 중·러 무관에 엄중 항의"
파이낸셜뉴스
2025.12.10 14:21
수정 : 2025.12.10 14:21기사원문
9일 오전 중·러군용기 9대, 카디즈 진입 후 이탈
국방부 국제정책관, 양국 국방무관에 엄중 항의
전문가 "대응능력 제고, 양자회담 의제화 해야"
10일 국방부는 "이광석 국방부 국제정책관은 어제 발생한 중국 및 러시아 군용기의 카디즈 진입과 관련해 오늘(10일) 오전 주한중국국방무관과 주한러시아국방무관에게 엄중히 항의했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 군은 카디즈에서의 주변국 항공기 활동에 대해 국제법을 준수하는 가운데 적극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국방부는 강조했다.
러시아 군용기 3대는 동해 동북방으로 잠시 진입했다가 이탈했다. 러시아의 또 다른 군용기 2대는 울릉도와 독도 중간을 지나쳤다가 다시 동북방으로 거슬러 올라와 빠져나갔다. 나머지 러시아 군용기 2대도 울릉도와 독도 중간을 지나쳐 남해 이어도 인근 방향으로 진입한 중국 군용기 2대와 만나 남쪽 방향으로 이탈했다.
카디즈에 진입한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는 폭격기와 전투기로 알려졌다. 이어도 인근에서 합류한 중러 군용기 4대는 중러 연합훈련 참가 전력인 것으로 추정된다.
방공식별구역은 영공과는 다른 개념으로 자국 영공으로 접근하는 군용 항공기를 조기에 식별해 대응하기 위해 설정한 임의의 선이다.
군용 항공기는 육상 전력에 비해 속도가 빨라 방공식별구역에 진입은 곧바로 영공을 침범할 수 있는 직전 상황으로 간주돼 민감하게 대응하고 있다. 따라서 통상 다른 나라 방공식별구역에 진입할 경우 해당 국가에 미리 비행계획을 제출하고, 진입 위치 등을 알려주는 게 국제 관행이다. 하지만 중국과 러시아는 카디즈 진입에 앞서 우리나라에 통보하지 않고 진입했다.
중러 군용기가 카디즈에 함께 무단 진입한 것은 지난 11월 29일 이후 약 1년여 만이다. 당시 중국 군용기 5대와 러시아 군용기 6대는 동해 및 남해 카디즈에 순차적으로 진입 후 이탈했다. 이때도 우리 군은 전투기들을 긴급 투입해 대응했다.
중러 군용기의 KADIZ 진입은 지난 2016년 이후부터 지속적으로 증가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 2019년 7월에는 중러 군용기가 연합훈련을 명분으로 KADIZ에 공동으로 무단 진입했고, 당시 러시아 군용기는 우리 영공을 침범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무인기와 스텔스기 투입이 새로운 진입 행태로 부상하고 있다.
군사 외교·안보 전문가인 반길주 국립외교원 교수는 전날 중국이 러시아와 연합작전 개념으로 KADIZ에 군용기를 진입힌 것은 중국의 양면전략의 본질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짚었다.
이어 현재 한중관계의 전면적 회복이 추진되는 가운데 그간 중단되었던 다양한 외교, 국방 교류가 진행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런데 이 같은 양자관계 회복과 회색지대강압은 별개로 진행된다는 이중전략이 가동된다는 의미라고 진단했다.
반 교수는 이는 중국의 서해 내해화 시도를 지속할 것임을 시사한다며 따라서 한국은 중국과의 관계 회복을 추진하면서도 회색지대위협의 대상이 된 영역에서 상쇄대응능력을 제고하면서, 양자회담에서도 이를 의제화하는 연계전략을 구사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안보전문가들은 이같이 관련 사안에 대해 중러의 회대지대 강압의 일환으로 보고, 이에 대한 명확한 정책 우선순위의 설정, 비례적인 군사적 조치의 적절성 검토, 우발충돌 방지를 위한 상대국에 대한 군사 외교적 소통 강화, 중러의 KADIZ 진입을 사전에 탐지하고 감시하기 위한 우리 군의 대응 전력과 전략을 보강할 필요가 있다고 대응 방향을 제기하고 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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