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계만 머물지 않고 산·연 잇는 교두보 될 것"

파이낸셜뉴스       2025.12.10 18:32   수정 : 2025.12.10 18:32기사원문
이재순 부동산분석학회장
보수적 부동산 학계 첫 女학회장
신진·여성회원 교류 늘리고 싶어
산업·공공기관과 네트워크 확장
PF 등 현안 논의할 기회 만들 것

"보수적인 학계에도 사회적 변화들이 반영되며 유연성·다양성이 강화되고 사회적인 포용력을 담아낸 것이라고 봅니다."

10일 이재순 부동산분석학회장(호서대 벤처대학원 교수·사진)은 이같이 말했다. 이 회장은 1994년 학회 창립 이래 32년 만에 처음으로 취임한 여성 학회장이다.

부동산 분야는 보수적이고 소위 남성 중심의 분야로 꼽힌다. 이 회장은 "제가 잘해야 후배들이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굉장히 기쁘기도 하지만 어깨가 무겁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 회장은 서울연구원, 한국부동산연구원 등을 거치며 부동산 시장 분석, 도시 및 부동산 마케팅 등에서 활발한 연구 활동을 펼쳐왔다. 이 회장은 "과거에는 보이지 않는 차별들이 있었지만 현재는 그런 것들이 많이 사라지지 않았나"라며 "시장의 변화가 학계에도 담긴 성과"라고 말했다.

부동산분석학회 내에는 박사학위를 취득한 지 5년 이내인 회원을 위한 신진학자위원회, 여성 회원 간 교류를 도모하는 여성위원회가 있다. 이 회장은 후진 양성 및 학회 활성화를 위해 이들 위원회를 지원할 계획이다. 이 회장은 "젊은 연구자들이 많이 들어와야 학회가 활기차게 활동할 수 있다"며 "여성학자의 활동 확대를 위해 유관 학회 여성위원회와 연계해 활동 기반을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회장이 꿈꾸는 학회는 '중간자적 역할을 하는 학회'다. 학계 중심을 넘어 관련 연구기관, 공공기관, 산업계까지 네트워크를 확장해 부동산 분야의 허브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산업계와의 교류가 필요하다고 봤다.

이 회장은 "학계가 민간의 목소리를 많이 들으려 하면 오해가 있을 수 있지만, 그럼에도 산업계가 어떤 고민을 하고 있고 어떤 숙제를 풀어야 하는지 같이 고민해 줘야 한다"며 "부동산 PF 문제 등을 논의하는 장을 만들어 같이 고민하면 좋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와 함께 공공기관 중에서도 부동산과 관계가 옅은 기관들과의 협력 필요성도 언급했다. 자산 매각 등 부동산 관련 이슈에 대한 협력과 제언으로 상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최근 학회는 하반기 학술대회에서 한국도로공사의 공공기관 부동산 활용 국민편익 증진 우수사례 세션을 마련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정부의 정책과 궤를 같이하면서도 산업계와 이를 서포팅하는 연구개발(R&D) 부분과 연계하는 것을 학회가 외연 확장을 통해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며 "이런 것들이 잘 연계가 되면 대학생들의 취업까지도 연결해 취업을 활성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불안정한 부동산 시장 상황에 대해 이 회장은 가장 큰 문제로 '초양극화'를 짚었다. 양극화가 심화돼 주거 사다리가 붕괴되며 초양극화로 나아갔다는 지적이다.


이 회장은 "아파트와 비아파트, 서울 핵심지와 수도권, 지방 등 주거 사다리의 작동에 문제가 있다"며 "최근 대책들은 수도권 위주로 언급되고 있어 지방 부동산, 사회초년생 등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시장에 심리적 안정감을 줄 수 있는 사인을 주는 게 중요하다"며 "정책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일관성, 예측 가능성이 있어야 한다. 단편적인 정책 발표보다 정부가 하고자 하는 정책의 로드맵을 발표해 단계별 추진 계획을 국민들에게 설명해야 한다"고 했다.

act@fnnews.com 최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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