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축소" 반도체 자립 나선 中
파이낸셜뉴스
2025.12.10 18:54
수정 : 2025.12.10 18:54기사원문
美, 엔비디아 AI칩 수출 풀었지만
中은 되레 구매 규제 도입 가능성
화웨이 등 국산칩 수요 확대 유도
미국이 엔비디아의 H200 인공지능(AI) 칩의 중국 수출을 제한적 범위에서 허용했으나 정작 중국 내부에서는 이를 계기로 반도체 자립을 한층 더 서두르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중국 정부의 규제 강화, 화웨이의 기술 추격, 미국 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맞물리며 '미국 의존 축소'가 오히려 더 가속되는 양상이다.
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H200의 중국 수출을 허용하되 모든 물량이 미국을 경유해 안보 심사를 거치는 방식으로 관리 체계를 강화했다.
중국 정부는 H200 구매 승인 절차를 의무화하고 국산 칩을 쓰지 않는 사유를 설명하도록 요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산하 기관의 H200 구매 금지 조치도 검토되고 있다. 중국은 이미 성능을 제한한 H20에 대해 사용 규제를 강화한 바 있다. 이번에는 더 높은 성능의 H200에 대해서도 비슷한 조치를 적용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중국 기업들은 그동안 정부 규제로 국산 칩 사용 비중을 늘리는 한편 실제 운영에서는 엔비디아 칩의 성능과 관리 편의성 때문에 미국산 칩에 의존해왔다. 일부 기업은 해외에서 모델을 학습하기도 한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H200에 규제를 도입할 경우 국산 칩에 대한 수요와 자립 동력은 한층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이 속도를 내는 또 다른 축은 화웨이의 기술 추격이다. 화웨이의 최신 '어센드' 칩 기반 플랫폼 '클라우드매트릭스384'는 엔비디아의 블랙웰 기반 NVL72와 근접한 성능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됐다. 화웨이가 내년 수백만개의 어센드 칩을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의 침 리 애널리스트는 "미국은 H200 같은 구형 기술을 수출해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고 중국의 혁신 인센티브를 낮추려는 의도"라며 "중국 내부에서 H200 비축 움직임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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