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레이더 조준' 논란에 무전 녹음 공개…"日, 앞뒤 안 맞아"(종합)

뉴시스       2025.12.10 19:36   수정 : 2025.12.10 19:36기사원문
"훈련 사전 통보했는데도 일본기 접근" 日방위상 "연락은 받았지만 구체적 정보 못 받아" 재반박 中외교부 "일본 정부, 인정 안 하다 뒤늦게 인정…모순된 태도" 비난

[베이징=AP/뉴시스] 중국 전투기의 일본 자위대 전투기 '레이더 조준' 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중국 관영 매체가 9일 당시 중일 양국 군 간 무전통신 내용을 공개하며 일본 측 책임론을 강조하고 나섰다. 사진은 2021년 12월 31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한 사진으로 중국 랴오닝호 항모가 남중국해에서 훈련을 실시하는 가운데 젠(J)-15 함재기가 항모 갑판에 착륙하는 모습. 2025.12.10


[베이징·서울=뉴시스]박정규 특파원, 문예성 김예진 기자 = 중국 전투기의 일본 자위대 전투기 '레이더 조준' 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중국 관영 매체가 당시 중·일 양국 군 간 무전통신 내용을 공개하며 일본 측 책임론을 강조한 가운데 10일에도 양국 간 공방이 이어졌다.

중국중앙(CC)TV 산하 SNS 채널인 '위위안탄톈'은 지난 9일 오키나와 인근 공역에서 발생한 레이더 조준 사건과 관련해 당시 양측 간 무전 교신 녹음 파일을 공개했다.

이를 통해 "중국군이 사전 훈련 통보를 했음에도 일본군이 훈련 수역에 접근했다"고 주장했다.

해당 녹음에는 중국 측 군인이 "우리는 중국군 101번함(난창함)이고, 예정대로 함재기 비행 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중국어와 영어로 알리는 음성과, 일본 측 군인이 "우리는 일본군 116번함(테루즈키함)이고, 메시지를 확인했다"고 영어로 응답하는 내용이 담겼다.

위위안탄톈은 이런 교신이 당일 오후 2시10분부터 2시28분 사이에 이뤄졌으며, 이후 오후 3시부터 비행 훈련이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전 통보가 있었음에도 일본 F-15 전투기 2대가 중국 훈련 수역에 접근했다"고 덧붙였다.

궈자쿤 외교부 대변인도 같은 날 정례브리핑에서 "당시 중국 군이 가동한 것은 사격 통제 레이더가 아닌 일반 수색 레이더였다"면서 "전 세계 대부분의 함재기들이 훈련 중 수색 레이더를 사용하는 것은 통상적인 일이며, 이는 비행 안전 확보를 위한 필수 조치"라고 주장했다.

중국이 당시 무전통신 내용을 공개하자 일본도 이튿날 다시 반박하고 나섰다.

10일 일본 지지통신, 민영TBS 등에 따르면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郎) 방위상은 이날 임시 기자회견에서 "6일 중국 해군 함정이 해상자위대 호위함에 비행훈련을 시작한다는 연락이 와서, 그 내용을 청취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도 "항공모함 랴오닝함의 함재기가 어떤 규모로 어떤 구역에서 훈련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는 자위대에 전달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또한 "훈련 시간이나 장소의 위도, 경도를 나타내는 항공 정보도 없었으며 선박 등에 제공되는 항행경보도 사전에 통보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위험 회피를 위한 충분한 정보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는 중국이 사전 통보를 했음에도 일본이 훈련 수역에 접근했다는 중국 측 주장을 반박하는 것이다.

그러자 중국 정부도 이날 다시 일본의 반박에 비난을 쏟아냈다.

궈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일본은 이전에 중국으로부터 통보를 받지 못했다고 주장하다가 이제는 사전에 중국의 정보를 받았음을 인정하고 있다"며 "이는 앞뒤가 모순되고 어물쩍 넘어가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일본은 사전 통보를 받은 상황에서 왜 전투기를 무단으로 중국 측 훈련 구역에 진입시켜 정찰하고 소란을 피우면서 긴장 사태를 일으키며 악의적인 선전을 지속하는지 설명을 거부하고 있다"며 "일본이 의도적으로 초점을 돌려 국제사회를 오도하려고 시도하는 것은 아니냐"고 반문했다.

궈 대변인은 "일본이 지금 해야 할 일은 현재 중·일 관계의 어려운 문제를 직시하고 진지하게 반성하며 잘못을 바로잡고 대만과 관련한 다카이치 총리의 잘못된 발언을 순순히 철회하는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 7일 일본 방위성이 자국 F-15 전투기가 중국 젠(J)-15 전투기에 의해 두 차례 레이더 조준을 당했다고 발표하면서 촉발됐다. 고이즈미 신지로 방위상은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중국군의 행위는 명백한 위협”이라며 중국 측에 강력히 항의했다.

일본 방위성에 따르면, 첫 번째 조준은 6일 오후 4시32분께 약 3분간, 두 번째는 오후 6시37분께 약 30초간 이뤄졌다.
당시 자위대기는 공해 상공에서 영공 침범 대응 작전을 수행 중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사건은 일본 정부가 중국군의 전투기 레이더 조준을 공식적으로 확인해 발표한 첫 사례로, 외교적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반면, 중국 국방부와 해군은 각각 성명을 통해 “일본 측 주장은 근거 없으며, 수용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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