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평화상 시상식 못간 마차도 "마두로 잔혹한 독재에 투쟁 계속"

뉴시스       2025.12.11 00:09   수정 : 2025.12.11 00:09기사원문
"자유 위해 싸워야 민주주의 쟁취" "부패·독재·절망서 해방 투쟁 계속" 극비리 이동중…귀국 불가할 수도

[오슬로=AP/뉴시스]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가 2025 노벨평화상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사진은 10일(현지 시간)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 노벨평화상 시상식장 벽면에 마차도 사진이 걸려 있는 모습. 2025.12.10.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가 2025 노벨평화상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노르웨이 오슬로로 이동 중인 것으로 알려진 그는 딸을 통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규탄하고 투쟁을 지속해나가겠다고 밝혔다.

AP통신, BBC, 가디언 등에 따르면 10일(현지 시간)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 노벨평화상 시상식에는 마차도의 딸 코리나 소사 마차도가 대신 참석해 상을 받았다.

마차도는 딸이 대독한 수상 소감을 통해 "우리가 베네수엘라인으로서 세계에 전할 수 있는 교훈은, 민주주의를 위해서는 자유를 위해 싸울 준비가 돼있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레흐 바웬사 전 폴란드 대통령 등 비폭력 노선을 견지했던 노벨평화상 수상자들을 열거한 뒤 "민주주의 투쟁가들은 도덕적 순수성을 가져야 한다는 기대를 받지만, 이것은 비현실적"이라며 "어떤 민주주의도 이상적 환경에서 운영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마두로 대통령을 겨냥해 "독재 정권 아래 사는 사람들은 종종 어려운 선택과 불가능한 선택 사이에서 결정해야 한다"며 "여러 해에 걸친 추악한 부패, 잔혹한 독재, 절망으로부터 나라를 해방시키는 투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부당하게 억류된 수천명이 옥문을 열고 햇볕 아래로 걸어나와 그들을 위한 싸움을 멈추지 않은 이들의 품에 안기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며 "자유를 향한 긴 행진으로 베네수엘라를 계속 이끌겠다"고 덧붙였다.

외신을 종합하면 마차도는 10일 저녁에서 11일 오전 사이 오슬로에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9일 배편으로 비밀리에 베네수엘라를 빠져나와 퀴라소로 이동했고, 이후 모처에서 오슬로행 비행기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마차도는 이날 오전 이뤄진 요르겐 바트네 프라이드네스 노벨위원장과의 통화에서 "저를 베네수엘라에서 탈출시키기 위해 목숨을 걸었던 많은 분들에게 감사드린다"며 "곧 뵙겠다"고 말했다.

프라이드네스 위원장은 시상식에서 "비록 행사에 참석하지는 못했지만, 그가 무사하며 오슬로에서 함께할 것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게 돼 매우 기쁘다"고 밝혔다.

이날 시상식에는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 다니엘 노보아 에콰도르 대통령, 호세 라울 물리노 파나마 대통령, 산티아고 페냐 파라과이 대통령 등 마차도를 지지하는 남미 우파 정상들이 참석했다.

출마가 금지된 마차도 대신 대선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뒤 스페인으로 망명한 에드문도 곤살레스 전 대통령후보도 함께했다.

노벨위원회는 지난 10월10일 베네수엘라의 민주주의와 인권 수호를 위해 헌신한 공로를 인정해 마차도를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결정했다.

20여년 전 투표 감시 활동으로 정계에 입문한 마차도는 2013년 마두로 정권이 들어서자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조직하는 등 민주화 운동을 이끌어왔다.

지난해 대선 때 야권 단일후보로 선출됐지만 마두로 정권 탄압으로 출마하지 못했다.
전직 외교관 곤살레스 후보가 대신 출마했다가 낙선했는데, 야권은 실제로는 곤살레스 후보가 압승한 부정선거라고 본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마차도가 귀국하지 못하고 결국 망명을 선택하게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는 노벨평화상 일정을 마친 뒤 귀국해 투쟁을 이어나간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지만, 마차도를 부담으로 여기는 마두로 정부가 재입국을 봉쇄할 경우 귀국이 불가능해진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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