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韓·中 등 FTA 미체결국에 최대 50% 관세…"트럼프 공조"
뉴시스
2025.12.12 08:00
수정 : 2025.12.12 08:00기사원문
멕시코 의회, FTA 미체결국 상대 5∼50% 관세 부과안 통과
[서울=뉴시스]임철휘 기자 = 멕시코 의회가 한국과 중국 등 멕시코와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지 않는 국가의 수입품에 최대 50%의 관세를 부과하는 법안을 최종 승인했다. 중국 견제를 위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무역 기조에 보조를 맞추면서도 자국 제조업 보호를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11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와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멕시코 상원은 전날 하원을 통과한 관세 인상 법안을 찬성 76표, 반대 5표, 기권 35표로 가결했다.
특히 중국산 자동차에는 최고 수준인 50% 관세가 부과된다.
FT에 따르면 중국 업체들은 현재 멕시코 승용차 시장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으며 멕시코는 올해 상반기 중국산 자동차를 가장 많이 수입한 국가로 꼽힌다. FT는 이번 50% 관세가 세계무역기구(WTO)가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사실상 '최고 수준'이라고 짚었다.
다만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이번 조치가 중국만을 겨냥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조치는 중국뿐 아니라 멕시코와 자유무역협정을 맺지 않은 모든 나라에 적용된다"며 자동차·섬유 등 국내 산업을 보호하고 자국 생산을 늘리는 것이 이번 관세 정책의 직접적인 목표라고 설명했다. 또 "우리 관심사는 어느 나라와도 갈등을 빚지 않는 것"이라며 "우리는 중국을 매우 존중한다"고도 강조했다.
다만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조치가 중국산 수출품이 제3국을 경유해 미국으로 들어오는 이른바 '환적(transshipment)'에 대한 미국의 우려와 궤를 같이한다고 지적했다. FT도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 내에서 커지는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을 억제하고 자신의 이민·안보 정책을 지지해 달라고 셰인바움 대통령을 압박한 뒤 이번 관세안이 나왔다고 짚었다.
특히 미국과의 통상·안보 관계는 이번 결정의 중요한 배경으로 거론된다.
NYT와 FT는 이번 조치가 멕시코와 미국·캐나다가 맺은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의 2026년 재검토를 앞두고 나왔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중국산 제품이 멕시코를 경유해 고율 관세를 우회하고 있다고 보고 중국산 부품이 사용된 멕시코산 철강·알루미늄 등에까지 추가 관세를 부과해 왔다.
실제 멕시코 입장에선 대미(對美) 관계가 절대적이다. NYT에 따르면 미국은 멕시코 최대 교역 상대국으로, 양국 교역 규모는 지난해 8400억달러에 달해 멕시코-중국 교역액의 7배에 달했다.
반면 중국은 멕시코의 두 번째 수입 상대국으로,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대멕시코 수출액은 1300억달러 수준이었다. 중국은 멕시코와의 상품 교역에서 700억달러 이상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정부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중국 상무부는 성명에서 이번 관세 인상이 "일방주의와 보호주의에 기반한 잘못된 관행"이라며 "멕시코가 이러한 조치를 가능한 한 빨리 시정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국 역시 이번 조치의 직격탄을 피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멕시코와 FTA를 체결하지 않은 한국은 그동안 멕시코를 '효자 수출시장'으로 여겨 왔다.
한편 멕시코 의회는 관세 인상과 함께 통상정책을 담당하는 부처가 상황에 따라 수입 관세율을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하는 조항도 함께 승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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