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공급망 재편 가속…동남아·인도 등 물류거점 다변화해야"

뉴스1       2025.12.12 14:00   수정 : 2025.12.12 14:00기사원문

(서울=뉴스1) 박기호 기자 = 미·중 갈등 장기화와 고율 관세·리쇼어링 정책 등으로 공급망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기에 동남아·인도 등으로 물류거점을 다변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가 12일 개최한 '2026 물류시장 전망 세미나'에서 국내 물류 전문가들은 미국이 반도체·인공지능(AI) 등 핵심 산업 리쇼어링(Reshoring)과 고율 관세를 통한 중국 의존도 줄이기(De-risking)에 나서면서, 기존 물류 판도가 미국·중국 양국 집중 구조에서 세계 각국으로 다변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은 가장 큰 소비시장인 미국으로의 판로가 막히면서 수출시장과 생산 기반을 동남아(ASEAN)·인도 등으로 옮기며 다변화하고 있다.

중국의 대미 수출 비중은 2015년 18.0%에서 2024년에는 14.7%로 3.3%p 하락했지만 이 기간 동남아 수출 비중은 12.2%에서 16.4%로, 인도는 2.6%에서 3.4%로 증가했다.

미국은 지정학적 리스크를 분산하고 공급망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멕시코 및 동북아(한국·일본·대만) 국가들로 수입 경로를 빠르게 전환 중이다. 미국의 대중 수입 비중은 2015년 21.8%에서 2024년 13.8%로 8%p 하락했는데 같은 기간 동북아(한국·일본·대만) 수입 비중은 12.9%에서 15.2%로, 멕시코 지역은 10.9%에서 12.1%로 늘었다. 특히, 멕시코는 중국을 제치고 미국의 최대 수입국이 됐다.

이성우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선임연구위원은 "미국은 그간 '마당은 좁게, 담장은 높게(small yard, high fence)'전략을 추진해왔고 이것이 디리스킹(De-risking)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기업들이 주요 물류거점 확보를 통해 물류비를 낮추고 복잡해진 국제물류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화주·물류 동반 해외 진출 등 정책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내년도 물류 시장이 AI·반도체·제약 등 고부가 화물 증가와 이커머스 성장세에 힘입어 전반적으로 완만한 성장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업종별로는 긴급·고부가 화물의 수출을 담당하는 항공이 글로벌 경기 둔화에도 AI 서버·반도체·배터리·제약 등 화물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에 있으며 중국 생산기지가 동남아·대만·인도 등으로 이전하면서 아태지역 발 수요가 지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육상·물류창고 부문은 이커머스의 성장과 화주의 물류 아웃소싱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어 물동량 자체는 완만한 증가 추세이지만, 기사·인력부족 등으로 인해 공급력은 제약 요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기업 수출 물류의 대부분을 담당하는 해운시장은 글로벌 선복량 증가율이 물동량 증가율을 계속 웃돌면서 구조적인 과잉선복이 이어지고, 이에 따라 저운임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배성훈 삼성SDS 그룹장은 "EU 탄소배출권거래제 등 탈탄소 규제가 본격화되면서 탄소배출권 비용이 크게 늘고, 친환경 선박 투자 부담도 가중되어 해운사의 손익을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희원 대한상의 유통물류진흥원장은 "정부가 해외 물류 인프라 구축 지원에 대한 금융·세제 혜택 등 정책적 뒷받침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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