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사태 후폭풍' 옛 향군상조 지급보증 분쟁…대법 파기환송

뉴시스       2025.12.14 09:01   수정 : 2025.12.14 09:01기사원문
향군, 과거 상조회원 모집대행 신협 측에 보증 2020년 '라임 주범' 김봉현 측에 향군상조 매각 신협, 보증 확인 소송 제기…1심 승소, 2심 패소 대법 "2심, 석명권 적절히 행사하지 않아" 파기

[서울=뉴시스]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사진=뉴시스DB).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김정현 기자 = 과거 '라임자산운용 사태'에 연루된 옛 재향군인회상조회(향군상조) 매각 과정에서 불거졌던 상조서비스 지급보증 관련 분쟁이 소송 제기 5년이 지나 파기환송심으로 넘어갔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신협중앙회가 대한민국재향군인회(향군)를 상대로 "향군상조 회원인 신협 조합원들에게 상조서비스를 이행하기로 한 보증을 확인하라"며 낸 소송의 상고심 선고기일을 지난달 13일 열어 원심의 원고 패소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 보냈다.

이번 분쟁은 앞서 2020년 1월 향군이 '라임 사태'의 주범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주도하는 컨소시엄에 향군상조 지분 전부를 매각하면서 불거졌다.

신협은 이보다 앞선 2007년 2월부터 향군상조와 제휴 협정을 맺고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상조회원을 모집하는 한편 향군으로부터 '유사시 협정의 이행을 대신 책임진다'는 내용의 지급보증서를 받은 상태였다.

제휴 협정 첫 해인 2007년부터 2020년 말까지 신협을 통해 체결된 향군상조 가입 계약은 35만여건이다.

당시 향군상조의 장례서비스 상품 고객 안내문에는 "향군의 지급보증으로 더욱 안전합니다" "신협과 향군 간 제휴로 가입한 회원의 서비스 종료시까지 100% 지급 보증합니다" 등의 문구가 포함돼 있었다.

신협은 향군상조 매각이 추진되자 향군에 매각 이후에도 보증을 이행하라는 내용증명을 보냈고, 답이 오지 않자 2019년 12월 주식 매각 절차를 멈춰 달라는 가처분 소송을 냈다. 이듬해 2월 법원이 가처분을 기각하자 신협은 그해 4월 본안 격인 이번 소송을 냈다.

향군 측은 지급보증서의 의미가 제휴 협정에 따라 신협에 모집수수료 등을 지급할 의무 등을 보증한다는 뜻일 뿐 '상조회원으로 가입한 신협 조합원들에게 상조서비스 이행을 보증한다'는 뜻이 아니라고 맞섰다.

지난 2021년 5월 서울중앙지법 1심은 신협 측의 손을 들어줬으나, 이듬해 4월 2심 재판부는 반대로 향군 측의 주장을 받아들여 신협 측의 청구를 기각했다.

[서울=뉴시스] 라임자산운용(라임) 사태의 핵심 인물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 (사진=뉴시스 DB). photo@newsis.com
대법은 일단 신협과 향군상조 간의 '제휴 협정'만으로는 신협을 통해 가입한 상조회원들에게 유사시 상조서비스를 이행할 채무를 부담해야 하거나, 신협이 즉시 향군상조에 채무 이행을 청구할 권리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는 2심의 판단과 동일했다.

다만 지급보증서를 두고 대법은 2심과 판단을 달리 했다. 2심이 '향군상조가 협약 내용을 이행하지 못할 경우 향군이 책임지고 이행해드릴 것을 보증한다'는 문언에만 집중한 것과 달리 보증 계약이 체결된 동기와 경위,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법은 향군이 신협에게 보증 의사를 표시한 것 자체는 인정된다며 "원심(2심)이 석명권을 적절히 행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쟁점을 명확하게 하기 위해 당사자에게 입증을 촉구해야 하는데 그러지 않고 섣불리 판결을 내렸다는 신협 측의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한편 '라임 사태'는 지난 2019년 7월 라임자산운용이 코스닥 시장 상장 기업들의 전환사채(CB) 등을 편법 거래하는 등 수익률을 부정한 방법으로 관리하고 있다는 의혹을 골자로 한다. 의혹 제기 이후 주가 폭락으로 1조6700억원대의 펀드 환매 중단 사태가 뒤따랐다.

주범으로 지목돼 재판에 넘겨진 김 전 회장은 향군상조회, 수원여객 자금 등 약 1258억원을 횡령하고 정치권과 검찰 등에 금품과 향응을 제공했다는 20여개 혐의로 지난 2023년 12월 징역 30년의 실형이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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