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터질라" 건설현장 취약한 인력 구조…안전사고 우려

뉴시스       2025.12.14 10:29   수정 : 2025.12.14 10:29기사원문
국내 '숙련공 부족' 대부분 60~70대 고령화 신규 인력 유입 없어…외국인 근로자가 대체 현장소통·공정 이해·전문성 없어 "점검 필요"

[광주=뉴시스] 이현행 기자 = 11일 오후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대표도서관 건설 현장에서 콘크리트 타설 작업 중 구조물 붕괴 사고가 나 소방 당국이 잔해물에 매몰된 것으로 추정되는 작업자 2명을 구조 중이다. 다른 매몰자 2명은 구조됐지만 사망했다. 2025.12.11. lhh@newsis.com


[광주=뉴시스]박기웅 기자 = 광주대표도서관 공사장 붕괴 사고가 터지면서 건설현장 안전사고에 대한 우려가 점차 커지고 있다.

건설업계 전반의 취약한 인력 생태계가 언제든 대형 사고를 불러올 수 있다는 점에서 대책 마련도 요구된다.

14일 통계청과 건설근로자공제회 자료를 분석한 결과 국내 건설현장에서 외국인 근로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11.8%에서 지난해 14.7% 수준까지 올라섰다.

통계에 잡히지 않는 소규모 건설현장이나 미등록 외국인 근로자까지 반영하면 실제 현장의 외국인 근로자 비율은 이보다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현장 내 신규 인력 유입이 줄면서 국내 숙련공도 대부분 60대를 넘어 70대 고령층에 집중돼 있다는 게 건설업계 설명이다. 그 빈자리를 채울 인력을 갈수록 줄고, 전문성이 떨어지는 외국인 근로자로 대체되는 실정이다.

숙련 인력이 빠르게 줄어드는 반면, 현장은 만성적인 인력난 속에서 공정을 소화해야 하는 구조적 문제를 개선하지 않으면 사고가 반복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지난 11일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대표도서관 공사현장에서 붕괴사고가 난 가운데 2021년부터 전날까지 누적된 지역 공사현장 내 대형 붕괴사고가 3건에 이르고 있다. 지난 2021년 6월 광주 동구 학동에서 발생한 붕괴참사 현장(왼쪽)과 2022년 1월 서구 화정아이파크 공사현장에서 발생한 붕괴참사 현장. 2025.12.12. leeyj2578@newsis.com


전문가들도 건설업계의 인력 구조 변화가 건설현장에서의 잇단 대형 사고를 유발할 수 있는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공정에 대한 이해와 작업 지휘, 안전 관리가 맞물리지 않으면 사고 위험을 구조적으로 커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송창영 광주대학교 건축학부 교수는 "매번 반복되는 건설현장의 사고 배경으로 인력 생태계가 약해진 것을 꼽을 수 있다"며 "설계도면에 따라 제대로 시공돼야 하는데, 이를 현장에서 구현할 숙련 인력이 점점 줄고 있다"고 말했다.

송 교수는 "현장의 외국인 근로자가 많아지면서 전문성이 많이 떨어졌다"며 "이런 문제를 대비해 철저한 점검과 감리 등 사회안전 시스템이 작동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명기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교수는 "공사 현장에서 숙련된 기술자가 부족한 것은 만성적인 문제"라며 "외국인 근로자의 비중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현장 관리·지휘자와 소통이 어려울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시공 순서와 작업 방식이 설계나 계획대로 관리·지휘됐는지, 현장에서의 통제가 충분했는지 제대로 점검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11일 오후 1시58분께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대표도서관 공사 현장에서 옥상층 콘크리트 타설 작업 중 붕괴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매몰된 노동자 4명이 모두 사망했다.

광주대표도서관은 상무지구 옛 상무소각장 부지(1만200㎡)에 연면적 1만1286㎡, 지하 2층·지상 2층 규모로 건립되는 공공도서관이다. 총 사업비는 당초 392억원(국비 157억원·시비 235억원)이었으나 자재값 상승과 공기 지연 등으로 516억원(국비 157억원·시비359억원)으로 늘었다.

☞공감언론 뉴시스pboxer@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