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銀 주담대 20개월 만에 '마이너스' 전환?…새해엔 대출 빗장 풀릴까
뉴스1
2025.12.15 05:21
수정 : 2025.12.15 05:21기사원문
(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5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최근 2주 동안 약 4000억 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들이 '가계대출 총량관리' 목표치를 맞추기 위해 대출을 제한한 결과다.
주담대 20개월 만에 '마이너스' 유력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610조8646억 원으로, 전달 대비 4211억 원 감소했다. 월말까지 추이를 지켜봐야 하지만, 감소세가 이어질 경우 지난해 3월(4494억 원 감소) 이후 20개월 만의 '마이너스 전환'이 된다.
전세대출도 상황은 비슷하다. 같은 기간 5대 은행의 전세대출 잔액은 123조228억 원으로, 전달 대비 2121억 원 감소했다. 2주 만에 직전 달 감소 폭(2849억 원)에 근접한 규모가 줄어든 셈이다.
이는 은행들이 11월부터 대출 창구를 걸어 잠근 결과다.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올해 실행되는 주택구입용 주택담보대출을 중단했고, 신한은행은 대출모집인을 통한 신규 주담대 접수를 막았다. 우리은행은 영업점별 가계대출 한도를 월 10억 원으로 제한하며 문을 닫은 상태다.
당장 이사를 앞두고 대출이 필요한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난감한 상황이다. 서울에 거주하는 30대 A 씨는 "여러 은행을 다녀봤지만 당장 대출이 어렵고 내년이 돼야 가능할 수 있다는 답만 들었다"며 "내년에도 확실하다고 말해주는 곳이 없어 더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대출 경쟁은 2월 확정 후 시작
은행권 관계자들은 대출 제한 조치가 새해를 기점으로 대부분 해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새해가 되면 정부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가 초기화되면서 은행별 대출 한도에 다시 여력이 생기기 때문이다.
다만 한도가 늘어난다고 해서 곧바로 대출 경쟁이 재개되는 것은 아니다. 은행권이 금리를 낮추며 본격적인 영업 경쟁에 나서는 시점은, 구체적인 대출 한도가 확정되는 내년 2월 이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정부는 가계부채 증가율을 '경상성장률 이내'로 관리한다는 원칙 아래 각 은행에 연간 대출 한도를 부여한다. 이 한도는 개별 은행과의 협의를 거쳐 2월에 구체적인 수치가 확정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1월이 되면 제도상 한도가 리셋되는 것은 맞지만, 2026년 은행별 대출 한도는 2월이 돼야 구체적으로 확정된다"며 "은행이 본격적으로 영업에 나서는 것도 연간 숫자가 정해진 이후"라고 말했다.
내년 경상성장률 전망치 3.9%…올해보단 여유
한편, 한국은행은 지난달 발표한 경제전망보고서에서 내년도 경상성장률(명목 GDP 증가율)을 3.9%로 예상했다. 이는 2025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다만 올해는 정부가 '6·27 대출 규제'를 통해 하반기 가계대출 총량을 50%가량 추가로 축소한 만큼, 내년에는 올해보다 대출 여력이 더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정부는 지방으로의 원활한 자금 공급을 유도하기 위해 지방은행과 2금융권에는 상대적으로 더 넉넉한 대출 여력을 부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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