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못났다"..미스 핀란드 왕관 박탈에 단체 '눈찢기'로 반발한 정치인들
파이낸셜뉴스
2025.12.16 04:30
수정 : 2025.12.16 05:0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미스 핀란드 우승자가 동양인 비하 행동으로 왕관을 박탈당하자 집권 여당 의원들이 반발하며 잇따라 ‘눈 찢기’ 인증샷을 올려 논란이다.
15일 헬싱키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2025 미스 핀란드' 우승자 사라 자프체는 지난달 말 식사 도중 양손으로 눈꼬리를 찢어 올리는 포즈를 취하며 "중국인과 밥 먹는 중"이라는 글을 자신의 SNS에 올렸다.
이후 그는 "두통으로 관자놀이를 문지른 것"이라고 해명했다가, "피해를 입은 모든 분들께 사과를 드리고 싶다"며 "앞으로 배우고 성장하겠다"라며 공개 사과문을 올렸다.
비난이 쇄도하자 조직위원회는 지난 11일 자프체의 우승 자격을 박탈하며 “어떠한 형태의 차별도 용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후 강경 우파 핀란드 집권 여당 핀인당(Finns Party) 의원들이 자프체를 지지하며 반발했다. 유호 에롤라 의원과 세바스티안 뤼튄퀴넨 유럽의회 의원 등은 “왕관 박탈은 과도한 처벌”이라며 자신의SNS에 눈을 찢는 사진과 영상을 올렸다.
유호 에롤라 의원은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미스 핀란드 왕관을 내려놓아야 했던 사라 자프체에게 큰 지지를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야니 매켈라 핀인당 원내대표도 “동료 의원들은 이를 비판할 권리가 있다. 전적으로 이들을 지지한다”며 '눈 찢기' 사진을 게시했다.
현재 핀란드 정부는 국민연합당, 핀란드인당, 스웨덴인민당, 기독민주당으로 구성돼 있다.
다만 스웨덴인민당의 안데르스 아들레르크로이츠 대표는 "국회의원에게서 기대할 수 없는 유치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안데르스 아들러크로이츠 교육부 장관도 “의원들의 행동은 무책임하고 유치하다”고 비판했다.
한편, 논란의 중심에 선 핀인당은 핀란드어로 ‘핀란드인들을 위한 당’이라는 뜻을 가진 강경 우익 성향 포퓰리즘 정당이다. 반(反)이민, 반(反)난민을 기치로 내걸며 급성장해 지난 4월 총선에서 제2당으로 도약했다.
현지 언론은 페테리 오르포 핀란드 총리가 이들의 잇따른 인종차별 논란에도 연정 붕괴를 우려해 강력한 징계를 내리지 못하고 ‘눈치 보기’에 급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해외 네티즌들은 과거 서유럽에서 핀란드인의 생김새(높은 광대뼈 등)를 이유로 '유럽에 사는 몽골인(몽골리아)'이라고 비하했던 역사를 끄집어 내며 조롱했다.
누리꾼들은 “의원들이 올린 '눈 찢기' 사진은 몽골 조상님을 찾는 의식인가”, "부끄러운줄도 모르고, 참 못났다", "유럽인들에게 차별당하던 핀란드인들이 이제는 아시아인을 비하하고 있네" 등의 의견을 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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