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멀쩡한데?" 오현규, 2년 연속 두 자릿수 득점... 슈투트가르트 땅을 치고 후회할걸

파이낸셜뉴스       2025.12.16 10:00   수정 : 2025.12.16 10:00기사원문
벨기에 주필러리그 폭격... 시즌 10호골
두 시즌 연속 두자릿수 득점
대표팀과 소속팀서 절정의 폼... 월드컵 이후 더 큰 무대 노린다



[파이낸셜뉴스] "과연 오현규의 무릎이 문제였을까, 아니면 슈투트가르트의 배짱이 부족했던 걸까."

독일 분데스리가 명문 슈투트가르트 관계자들은 잠을 쉽게 이루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그들이 '메디컬 이슈'를 핑계로 퇴짜를 놓았던 '대한민국 원톱' 오현규(헹크)가 보란 듯이 유럽 무대를 폭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현규가 극적인 동점골로 팀을 구하며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증명해 냈다.

오현규는 15일(한국시간) 벨기에 헹크 세게카 아레나에서 열린 2025-2026 벨기에 주필러리그 18라운드 베스테를로와의 홈경기에서 후반 추가시간 천금 같은 동점골을 터뜨렸다.

0-1로 끌려가며 패색이 짙던 후반 49분, 오현규의 발끝이 번뜩였다. 우측에서 올라온 크로스가 수비를 맞고 흐르자 지체 없이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팀을 패배의 수렁에서 건져낸 완벽한 '해결사'의 모습이었다.

이 골은 단순한 1득점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올 시즌 공식전 10호 골(리그 6골, 유로파 4골)이자, 유럽 진출 후 두 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이라는 금자탑을 쌓은 순간이었기 때문이다.

이 장면을 보며 가장 뼈아플 곳은 단연 독일의 슈투트가르트다. 몇달 전 슈투트가르트는 이적료 약 2700만 유로(한화 약 440억 원)를 테이블에 올리며 오현규 영입 직전까지 갔으나, 메디컬 테스트 후 돌연 협상을 결렬시켰다.



표면적인 이유는 9년 전 오현규가 당했던 십자인대 부상 이력이었다.

당시 현지 기자 펠릭스 아르놀트는 "오현규가 메디컬에서 탈락했다"며 의구심을 표했다. 하지만 이는 핑계에 가까웠다는 것이 중론이다. 오현규는 이후 셀틱과 헹크, 그리고 한국 국가대표팀을 오가며 강철 같은 내구성을 증명해왔기 때문이다. 실제로는 헹크가 요구한 2800만 유로와 슈투트가르트가 생각한 2000만 유로 사이의 이적료 줄다리기 끝에 나온 '명분 만들기'였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결과적으로 슈투트가르트의 계산기는 틀렸다.

그들이 "의문부호"를 달았던 오현규는 부상은커녕, 가장 결정적인 순간에 가장 폭발적인 에너지를 뿜어내며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다. 대표팀에서도 수많은 골을 뽑아내며 확실한 원톱으로 자리 잡았다. 벨기에 리그에서도 마찬가지다.

헹크는 오현규의 활약 덕분에 승점 1점을 챙기며 리그 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오현규의 시계는 멈추지 않는다. 독일이 거부한 이 재능은 이제 벨기에를 넘어 더 큰 무대를 향해 포효하고 있다. 슈투트가르트의 '이적 불가' 판정이 오현규에게는 오히려 더 큰 자극제가 된 모양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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