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모르면 모른다고 해라…왜곡·허위보고는 공직자격 없다"

[파이낸셜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보건복지부·질병관리청·식품의약품안전처 등 부처 업무보고에 앞서 "보고 과정에서 왜곡이나 허위가 개입하면 공직 수행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며 투명한 보고를 강하게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제가 숫자를 외우는지, 모르는지 체크하려는 게 아니다. 모르면 모른다고 하면 된다"며 "모르는 것을 아는 척하는 순간 판단이 왜곡된다"고 말했다.

이어 "요약보고와 본문 내용이 다른 경우가 많다. 중요한 내용을 본문에 숨기거나 바람직하지 않은 일을 요약에서 빼는 것은 의도가 개입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허위보고 문제를 구분해 언급하며 "고의로 속이기 위한 허위보고는 공무원 자격이 없는 것"이라고 단호히 말했다. 그러면서 "곤란한 질문을 피하려고 슬쩍 허위보고를 하는 경우가 국회에서 종종 보이는데 최소한 우리끼리는 그러지 말자"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보고 누락은 사실상 숨기는 것"이라며 "상사는 부족한 정보로 판단할 수밖에 없고 이는 의사결정을 왜곡한다. 상사를 속일 이유가 어디 있나. 이런 행위는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고 했다.

또 "우리는 국민의 일을 대신하는 사람이지, 상사를 위해 일하는 사람이 아니다"며 "충성의 대상은 상사가 아니라 국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들이 최근 직접 메시지를 보내 '이것도 물어봐달라'고 요청할 정도로 국정 관심이 커졌다.

여러분도 국민에게 보고한다고 생각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오늘 보고도 편하게 하라. 대통령이 모든 것을 다 파악할 수는 없다. 궁금한 걸 몇 가지 묻는 것 뿐"이라며 "실무 현안을 잘 아는 실무자들도 필요한 경우 직접 설명하면 된다"고 말했다.

[e-mail] 성석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