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ETF 300조 시대 눈앞… 개인 투자금 몰리며 급성장
파이낸셜뉴스
2025.12.16 18:10
수정 : 2025.12.16 18:09기사원문
200조 돌파 반년새 100조 증가
‘자산배분 활용’ 개인 꾸준히 유입
AI·양자컴 등 신성장 테마 성과
기술주 중심 액티브 ETF도 성장
"자산배분 패러다임 재편 신호"
1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국내 ETF 순자산(AUM)은 292조원을 돌파해 역대 최대규모다.
지난해 말 173조원에서 불과 1년만에 120조원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특히 처음 100조원까지 20년 이상 걸린 시장이 200조원 돌파까지는 2년, 300조원을 바라보기까지 6개월밖에 걸리지 않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ETF 시장 성장의 가장 뚜렷한 흐름은 개인 투자자의 수급 재편이다.
올해 개인은 ETF를 32조원 순매수한 반면, 개별 주식은 연간 7조원 가량 순매도했다.
삼성전자 등 대형주에서도 차익실현 매도가 지속되며 자금이 이탈한 반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나스닥100, 코스피200 등 지수형 ETF로는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됐다.
임은혜 삼성증권 수석연구원 역시 "올해 시장에서는 개인이 개별 종목을 비중 축소하면서 ETF를 사실상 대체 투자자산으로 활용하는 현상이 뚜렷했다"며 "특히 글로벌 지수, 커버드콜, AI 밸류체인 ETF가 개인 매수세를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신규 상장 테마 ETF의 성과도 시장 외형 확대를 이끌었다.
AI 산업 확장과 전력 인프라 투자 확대 기대가 이어지면서 관련 테마 ETF는 두 자릿수에서 세 자릿수 수익률을 기록하며 투자 수요를 흡수했다. 이날 기준 HANARO 원자력iSelect가 연초대비 185.59%로 가장 많이 상승했고, PLUS K방산(160.85%), 'KODEX AI전력핵심설비'(158%) 등이 뒤를 이었다. 전반적으로 원자력, 방산 관련 ETF들이 급등했다.
ETF 시장의 또 다른 변화는 액티브 ETF의 급성장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액티브 ETF 시장 규모는 연말 기준 90조원으로 전체 시장의 30% 이상을 차지한다.
올해 상장된 ETF 277개 가운데 65개(약 24%)가 액티브 전략으로, 시장의 관심과 수요가 집중된 흐름을 보여준다.
특히 반도체, AI, 신재생 등 기술주 중심 액티브 ETF는 연초 이후 100% 이상 수익률을 기록한 사례가 적지않다.
금리 인하 기대와 증시 변동성 확대는 ETF로의 자금 쏠림을 강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한 달간 국내 ETF 시장에서는 지수, 테마, 커버드콜 ETF로 자금이 꾸준히 유입된 반면 일부 단기채, 만기매칭형 ETF에서는 환매가 나타났다.
전 연구원은 "ETF는 투자자 저변이 넓고 상품 다양성이 빠르게 확장되고 있어 시장 성장은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300조원 돌파는 단기 이벤트가 아니라 가계 자산배분의 패러다임이 ETF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신호"라고 강조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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