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발 메모리 호황, 스마트폰 불황으로 이어질까....'프리미엄만 버틴다'

파이낸셜뉴스       2025.12.18 05:29   수정 : 2025.12.18 05:29기사원문
내년 스마트폰 출하량 2.1% 역성장...메모리 내년엔 더 비싸져
삼성, 수직계열화, 프리미엄 라인업으로 수익 방어 여력 높아



[파이낸셜뉴스] 인공지능(AI) 인프라 폭증에 따라 메모리 반도체가 '금값'이 되면서 스마트폰 시장은 가격 인상 압박이 커지며 내년에 역성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가격 민감도가 큰 보급형 시장을 중심으로 충격파가 거셀 것이라는 전망이다.

18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오는 2026년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은 올해보다 2.1%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메모리를 중심으로 부품 가격 급등함에 따라 수요 감소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업체별로는 글로벌 '톱2'인 삼성전자와 애플이 각각 내년 19%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공동 1위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올해와 비교하면 출하량 성장세는 각각 -2.1%, -2.2%씩 꺾이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메모리 가격이 내년에도 급등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는 것이다. 업계에선 내년 2·4분기까지 메모리 가격이 40%가량 더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스마트폰의 원재료값 역시 지금보다 8~15%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내년 스마트폰의 평균 판매 가격(ASP)이 올해보다 6.9%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는 기존 전망치인 3.9%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프리미엄 라인업을 주력으로 밀고 있는 양사와 달리 상대적으로 출시가가 낮은 200 달러 이하 저가형 제품의 경우 상대적으로 메모리가 차지하는 가격 비중이 높은 만큼, 충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황민성 카운터포인터리서치 연구위원은 "디램 가격 급등으로 인해 저가형, 중가형, 고가형 스마트폰의 자재 명세서(BOM) 비용이 각각 약 25%, 15%, 10%씩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저가형 제품의 경우 통상 소비자들의 가격 민감도가 높은 만큼, 비싸지는 메모리 가격을 전가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따라서 저가형 라인업 자체를 정리하는 업체들도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이 같은 흐름 속에서도 삼성전자는 아너, 오포, 비보 등 중국의 주요 경쟁업체들에 비해 비교적 버틸 수 있는 체력이 넉넉한 것으로 평가된다.

높은 생산능력을 바탕으로 한 규모의 경제, 갤럭시 시리즈를 중심으로 폭넓은 프리미엄 제품군을 갖추며 수익성을 방어할 수 있어서다. 아울러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핵심 부품들을 자체 생산할 수 있는 '수직 계열화' 역시 메모리 가격 급등에도 타 업체 대비 안정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요소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수직 계열화’라는 강력한 무기를 갖췄다.
반도체부터 완제품까지 자체 생산 능력을 보유해 부품 수급과 원가 방어에서 중국 업체들보다 훨씬 유리한 위치에 있다는 분석이다. 고가 라인업 비중이 높은 포트폴리오 또한 수익성 방어에 긍정적인 요인이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과 삼성은 향후 몇 분기를 가장 잘 버텨낼 수 있는 위치에 있지만, 점유율과 수익 마진을 관리할 여유가 부족한 다른 기업에는 어려움이 닥칠 것"이라며 "특히 중국 주문자상표부착(OEM) 업체들을 중심으로 올해가 진행됨에 따라 이러한 상황이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one1@fnnews.com 정원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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