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중 성장 vs 공격 운용… 미래에셋·한투 ‘IMA 전략’ 차별화

파이낸셜뉴스       2025.12.17 18:13   수정 : 2025.12.17 18:18기사원문
채권 등 현금성 자산 중심 미래에셋
시장 반응 살피며 잔고 확대 계획
한투, 어음 기반 수신사업과 결합
단기간에 몸집 키워 시너지 강화

국내 1호 종합관리계좌(IMA) 인가를 받은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의 자본 활용 전략이 뚜렷하게 갈리고 있다. 외형상 자기자본 1위 경쟁을 이어가고 있지만, 실제 운용 기조에서는 각각 '견조한 글로벌 성장 전략'과 '공격적인 발행어음 확장 전략'으로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IMA가 향후 초대형사의 수신 기반과 자기자본 순위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3·4분기 연결기준 자기자본 12조9000억원으로 업계 1위이다. 국내에서는 브로커리지와 자산관리(WM) 부문이 모두 분기 최고 실적을 달성했고 연금, 해외 주식 잔고도 각각 50조원을 돌파해 시장 지배력을 강화했다.

해외 법인도 실적 개선세가 뚜렷하다. 약 5조원이 투입된 해외 사업은 3·4분기 누적 기준 세전이익 2990억원을 기록하며 전체의 23%를 차지, 글로벌 포트폴리오의 안정성이 강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같은 기조는 발행어음과 IMA 운용 방침에서도 이어진다. 미래에셋증권의 발행어음 잔고는 올해 11월 말 기준 8조3000억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보수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고객 자금 성격의 발행어음이 언제든 상환에 대비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해 채권 등 현금성 자산 중심으로 구성해 무리한 외형 확대를 지양하는 전략을 유지해 왔다"며 "IMA 역시 상품 구조 설명과 내부 통제, 리스크 관리 등을 최우선으로 삼아 시장 반응을 보며 단계적으로 잔고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투자증권은 IMA를 발행어음 기반 수신 사업과 결합해 단기간에 몸집을 키우는 전략을 내세웠다. 한국투자증권은 3·4분기 별도기준 자기자본 12조원이다.

이에 비해 발행어음 잔고는 20조원을 넘어서며 자기자본의 두 배에 달하는 레버리지를 대부분 활용하고 있다. 올해 자산관리(WM), 투자은행(IB), 트레이딩 전 부문에서 고르게 실적을 내고 있는 가운데, 발행어음을 기반으로 한 기업공개(IPO), 유상증자, 채권 인수 등 IB 비즈니스에서 시너지가 강화된 점도 공격적 운용을 뒷받침하고 있다.

특히 IMA 사업에서는 대규모 초기 유입을 목표로 속도를 높이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첫 상품부터 4조원 규모의 자금 유입을 제시했으며 이후 5조원까지 늘리겠다는 청사진을 공개했다. 회사 측은 "발행어음과 종합금융 운용 경험이 결합되면 IMA가 새로운 핵심 수신 플랫폼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전략적 판단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장에서는 양사의 전략 차이가 중장기적으로 자기자본 순위 경쟁, 수신 기반 확대, 글로벌 사업 구조에 모두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안정성과 글로벌 다각화를 중시하는 미래에셋증권과 수신 규모 확대를 통해 본업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한국투자증권의 전략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양사 모두 10조원 이상의 자본력을 갖춘 초대형 증권사지만, 미래에셋증권은 글로벌 비즈니스 확장과 안정 운용에 방점을 두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발행어음과 IMA를 통해 단기간 실적 확대에 집중하는 전략"이라며 "결국 IMA의 초기 자금 유입 속도와 시장 수요가 향후 순위 경쟁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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