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하게 잤는데 왜 더 피곤하지?"…겨울철 꿀잠 방해하는 '이 습관' 뭐길래

파이낸셜뉴스       2025.12.18 05:10   수정 : 2025.12.18 09:3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겨울밤 차가운 이불을 빠르게 데워주는 전기장판이 오히려 수면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17일 의료계에 따르면 깊은 잠에 들기 위해서는 몸속 심부 체온이 평소보다 약 1~1.5도 낮아지는 과정이 필요하며, 이 체온 하강이 원활히 이뤄질 때 뇌는 수면 상태로 자연스럽게 전환된다.

하지만 전기장판을 켠 채로 잠들 경우 체온이 높은 상태로 유지돼 수면 진입이 지연되고, 얕은 잠과 각성이 반복될 가능성이 커진다.

또한 체온을 낮추려는 신체의 조절 작용이 과도해지면서 땀 분비가 늘어나기 쉽다. 이로 인해 수분 손실이 커지고, 다음 날 아침 개운함 대신 피로감을 느끼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실제 미국 캘리포니아대 신경과학과 매튜 워커 교수 연구팀은 수면 중 체온이 높은 상태로 유지되면 뇌가 수면 단계에 안정적으로 진입하지 못하고 얕은 잠과 각성이 반복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체온이 자연스럽게 떨어질 때 멜라토닌 분비가 증가하고 수면 리듬이 안정된다는 설명이다.

밤새 전기장판을 틀고 잘 경우 저온 화상 위험도 있다. 전기장판으로 인한 저온 화상은 비교적 낮은 온도(약 40~70도)에 장시간 노출되며 생기는 화상으로, 통증이 거의 없어 손상이 상당 부분 진행된 뒤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저온화상 환자 중 일부는 진피층까지 손상돼 피부 이식이 필요한 사례도 보고된 바 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전기장판을 ‘잠을 돕는 도구’가 아니라 ‘잠들기 전까지만 사용하는 난방 보조기기’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에 전기 장판을 잠자리에 들기 전까지만 사용하고, 취침 시 전원을 차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조언이다.

저온화상을 예방하기 위해 전기장판 위에 이불을 한 겹 깔아 열이 피부에 직접 닿지 않도록 하는 것도 좋다.


온도조절기는 전자파 발생이 상대적으로 많은 만큼 머리에서 최대한 멀리, 발쪽에 두는 것이 권장된다. 전기장판 역시 어깨 아래쪽에 위치시키는 것이 좋다.

전문가들은 “숙면을 원한다면 따뜻함을 오래 유지하려 하기보다, 체온이 서서히 식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며 “잠들기 직전 전기장판 전원을 끄는 작은 습관이 수면의 질을 크게 바꿀 수 있다”고 조언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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