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 20억짜리가 몇달새..." 文정부때 '불장 트라우마' 스멀스멀
파이낸셜뉴스
2025.12.18 14:49
수정 : 2025.12.18 14:42기사원문
올해 서울 아파트값, 文정부 급등기 넘어서 강남·마용성 vs 노도강 자치구별 ‘초양극화’
[파이낸셜뉴스] 올해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 상승률이 2006년 이후 1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10·15 부동산 대책 발표 전후로 폭발했던 매수세는 다소 주춤했으나, 강남권과 비강남권 간의 가격 괴리가 그 어느 때보다 심화되며 양극화 현상이 더 심해졌다는 분석이다.
지난 16일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 상승률(월간 기준)은 8.04%로 집계됐다.
李 대통령도 "서울 집값 대책 없다"…‘불장’ 文 정부 때보다 더 올랐다
이는 부동산 가격이 급등했던 문재인 정부 시절의 연간 상승률을 웃도는 수치다. 문 정부 집권 당시 상승 폭이 컸던 2018년(8.03%)과 2021년(8.02%)을 이미 넘어섰으며, 안정기였던 2019년(1.11%)과 비교했을 때는 7배 이상 높은 상승 폭을 기록 중이다.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 2월 첫째 주 상승 전환한 이후 44주 연속 랠리를 이어왔다. 특히 서울 전역을 규제지역(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 및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은 정부의 10·15 대책 발표 시점 전후로는 주간 상승률이 0.50%까지 치솟아 과열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이처럼 치솟는 집값에 이재명 대통령도 고충을 토로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5일 충남 천안 한국기술교육대학교에서 열린 타운홀미팅에 참석해 "제가 서울과 수도권의 집값 때문에 요새 욕을 많이 먹는 편인데, 보니까 대책이 없다"며 "구조적 요인이라 있는 지혜, 없는 지혜 다 짜내고 주변의 모든 정책 역량을 동원해도 쉽게 해결되지 않는다"며 집값 대책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오르는 곳만 오른다”… 송파 20% 뛸 때 도봉 0.7%
문제는 이번 상승장의 가장 큰 특징이 지역별 ‘초양극화’라는 점이다. 서울 전체 평균을 끌어올린 것은 이른바 상급지로 불리는 강남 3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 지역이었다.
자치구별 상승률을 보면 송파구가 19.78%로 가장 높은 상승 폭을 기록했고, 성동구(17.94%), 마포구(13.50%), 서초구(13.20%), 강남구(12.90%)가 그 뒤를 이었다. 반면, 서울 외곽 지역인 ‘노도강(노원·도봉·강북)’과 ‘금관구(금천·관악·구로)’ 등의 상황은 달랐다. 노원(1.76%), 금천(1.15%), 강북(0.93%), 도봉(0.79%) 등은 연간 상승률이 1% 안팎에 그치며 사실상 보합세에 머물렀다.
하락은 없다…‘똘똘한 한 채’ 쏠림 지속될 듯
10·15 대책 이후 4주 연속 상승 폭이 둔화했다가 최근 소폭 등락을 반복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공급 부족에 대한 불안 심리가 여전하고, 전세 가격 상승세가 매매 가격을 지지하고 있는 만큼 대세 하락으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지역별 양극화 현상은 내년에도 시장의 핵심 키워드가 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규제가 강력할수록 자산 가치가 확실한 상급지로 갈아타려는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짙어지면서 강남권과 비강남권의 온도 차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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