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北 노동신문 보면 빨갱이 되나" 시대착오적 규제 직격…"국민 수준 폄하"
파이낸셜뉴스
2025.12.19 12:08
수정 : 2025.12.19 12:0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북한 노동신문 등 북한 출간물·자료의 공개 확대 필요성을 언급하며 일반 국민의 열람을 제한해온 현행 규제를 "국민 의식 수준을 폄하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외교부(재외동포청)·통일부 업무보고에서 북한 자료 개방과 관련해 "북한 자료를 개방하고 아무나 접근할 수 있게 해주자고 했는데 지금도 이걸 보면 국가보안법으로 처벌하느냐"고 물었다. 통일부 측이 "단순 열람은 처벌 대상이 아니다"라고 답하자 이 대통령은 "옛날엔 이런 거 가지고 있기만 해도 처벌했지 않나"고 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노동신문을 국민이 못 보게 막는 건 이유가 무엇이냐. 선전에 넘어가 빨갱이가 될까 봐 그런 것 아니냐"고 반문한 뒤 "근데 그럴 가능성이 있느냐"고 했다. 이어 "저는 오히려 북한 실상을 정확하게 이해해서 '저러면 안 되겠구나' 하는 계기가 되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언론은 접근하지만 일반 국민은 차단되는 구조를 지적하며 "언론은 (노동신문을) 보게 하고 국민 못 보게 하고, 국민을 주체적 존재로 취급하는 게 아니라 선전·선동에 넘어갈 존재로 취급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걸 뭘 국정과제로 하나. 그냥 풀어놓으면 되지"라며 "너무 엄숙하다"고 덧붙였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말씀대로 통일부는 그런 입장인데 다른 부처는 다른 의견을 갖고 있다. 국정원이나 법무부나"라고 설명하자, 이 대통령은 "국정원 정도면 이런 걸 봐도 안 넘어가는데 우리 국민은 이런 거 보면 빨갱이 되지 않을까, 종북주의자 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것이냐"라며 "이건 정말 문제다. 국민 의식 수준을 너무 폄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비전향 장기수 문제와 관련해 "비전향 장기수를 북으로 보내려고 하니까 북한이 반응이 없다"며 대안 검토도 주문했다. 이어 "남북 협의로 보내는 건 어려우니 여권을 만들어줘서 본인 능력껏 가라고 하는 게 어떠냐는 의견이 있다"며 "중국에 가서 평양 가는 비행기를 타고 들어가라는 얘기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정 장관이 "그런 단계에 있다. 문제는 북한이 받아줘야 한다"고 답하자 이 대통령은 "본인들이 감수해야 한다. 우리는 보내주면 되고 북한을 보내줘서 못 (들어)가는 건 어쩔 수 없다"고 했다.
west@fnnews.com 성석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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