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접수하고 공천권까지"…대선 직전 통일교 회의서 드러난 '정치 개입'

한학자 통일교 총재. 2025.9.22/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송송이 김기성 유수연 기자 = 한학자 통일교 총재 재판에서 2022년 제20대 대선을 앞두고 통일교가 청와대 진입과 국회의원 공천권 확보 등 정치권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한 정황이 드러났다.

법조계에 따르면 1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우인성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한 총재의 정치자금법·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속행 공판에서 통일교 간부들의 회의록이 공개됐다.

이 간부 회의는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5개월 앞둔 2021년 10월에 열렸다.

김건희 특검팀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이 회의에 참석한 통일교 간부 A 씨는 "우리 목표는 청와대에 보좌진이 들어가는 것"이라며 "두 번째는 여당이든 야당이든 국회의원 공천권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잘못 선택하면 큰일 난다"라면서 "1~2월 중 선택을 해야 하는데 신중하게 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역풍을 맞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 자리에서는 2027년 대선에 도전하기 위한 장기 전략도 논의된 것으로 파악됐다.

회의에 참석한 통일교 간부 B 씨는 "국회의원 공천권, 청와대 입성 등 기반을 이루기는 결코 쉽지 않다"면서 "여기까지 가야 안착할 수 있는 기반이 이뤄진다. 2027년까지 이렇게 가면 대권에도 도전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아울러 이날 공판에선 증인으로 참석한 윤정로 전 세계일보 부회장이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과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을 연결하려 한 정황도 공개됐다.

윤 전 부회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선출된 후인 2021년 11월 8일 윤 전 본부장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로 "오늘로써 일단 윤석열 캠프 해산식"이라면서 "새 캠프 꾸려지는데, 보름의 시간이 필요하다. 저는 청와대 같이 갈 사람 눈여겨본다"는 내용을 보낸 사실이 밝혀졌다.

특검팀은 해당 자료를 제시하며 "증인이 보낸 메시지인데 기억이 안 나느냐"고 물었지만, 윤 전 부회장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