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0억 걷어차니 벌어진 일... 애틀랜타 시내 한복판 '한국어' 도배, 실화냐?
파이낸셜뉴스
2025.12.20 21:14
수정 : 2025.12.20 21:1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거리를 걷다 보면 눈을 의심하게 만드는 장면이 펼쳐진다. 화려한 빌보드 전광판 사이로 낯익은 한글이 큼지막하게 박혀 있기 때문이다.
"김하성, 돌아왔습니다.
합성 사진이 아니다. 메이저리그 명문 구단 애틀랜타 브레이브스가 오직 한 명, '코리안 몬스터' 김하성(30)을 위해 띄운 공식 환영 메시지다. 지난 9월 그가 처음 팀에 합류했을 때 내걸었던 "김하성님을 환영합니다"에 이은 두 번째 '한글 이벤트'다. 메이저리그 구단이 특정 선수를 위해 도시 전역에 모국어 광고를, 그것도 두 번이나 게재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특급 대우'다.
도대체 김하성이 어떤 선택을 했길래 애틀랜타는 이토록 그에게 진심인 걸까.
지난 15일, 김하성은 애틀랜타와 1년 총액 2천만 달러(약 294억 원)에 도장을 찍었다. 사실 그에게는 더 안정적인 선택지가 있었다. 북미 스포츠 매체 '디애슬레틱'에 따르면,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로부터 4년 4천800만 달러(약 710억 원)라는 거액의 장기 계약을 제안받았던 것. 하지만 김하성은 눈앞의 710억 원을 과감히 걷어찼다. 대신 자신의 실력을 증명하고 1년 뒤 더 큰 가치를 인정받겠다는 '상남자'다운 배짱 승부수를 던졌다.
그의 자신감에는 근거가 있다. 지난 9월 탬파베이에서 방출되는 아픔을 겪었지만, 애틀랜타 유니폼을 입자마자 거짓말처럼 부활했다. 이적 후 24경기에서 타율 0.253, 3홈런, 12타점을 기록하며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쳤다. 애틀랜타 구단 역시 짧은 기간 그가 보여준 투지와 잠재력을 믿었고, 도시 전체에 한글 광고를 내걸며 그 믿음을 '리스펙트'로 화답한 것이다.
현재 김하성은 한국에 머물며 조용히, 하지만 치열하게 몸을 만들고 있다.
2026시즌이 끝난 후 다시 한번 FA 시장을 뒤흔들 준비를 하는 것이다. 애틀랜타의 뜨거운 구애와 김하성의 뜨거운 야망이 만난 2026년, 과연 그는 메이저리그 바닥에 또 한 번의 '잭팟'을 터뜨릴 수 있을까.
애틀랜타의 빌보드는 이미 그 답을 알고 있는지도 모른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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