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해군 필요한 모든 함정 건조 가능" 한화, 트럼프에 화답
파이낸셜뉴스
2025.12.23 18:20
수정 : 2025.12.23 18:19기사원문
트럼프 "새 프리깃함 한화와 협력"
트럼프급 전함 호위할 군함 낙점
곧 필리조선소에 라이선스 발급
시동 걸린 마스가 내년 탄력 받을듯
"Hanwha stands ready to build anything the U.S. Navy wishes at the Philly shipyard(한화는 미 해군이 필요로 하는 모든 종류의 함정을 필리조선소에서 건조할 준비가 돼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황금함대(Golden Fleet)'를 한화와 협력해 만들겠다고 깜짝 발언한 데 대한 23일 한화오션의 반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트럼프급 전함인 'USS 디파이언트(Defiant)' 2척의 신규 건조를 승인하고, 추가로 8척을 더 건조해 빠른 시일 내 총 20~25척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 전함에 함께할 호위함(프리깃함) 역시 한화와의 협력을 통해 건조하겠다고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에 있는 자신의 마러라고 별장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한화는 좋은 회사(Good company)다. (한화가) 필라델피아 해군 조선소에 50억달러(약 7조4000억원)를 투자하기로 합의했다"며 "새로운 급의 프리깃함 건조계획을 밝힌 해군은 한국 기업인 한화와 함께 일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양국이 올해 두 차례 정상회담을 통해 합의한 한국의 대미 조선업 투자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가 내년부터 탄력을 받을 것이란 기대를 키우는 발언이다.
앞서 미 해군은 지난주 새 호위함 건조 사업에서 미시시피주 파스카굴라에 위치한 헌팅턴잉걸스(HII) 조선소가 주관을 맡고, 추가 건조를 담당할 다른 미국 내 조선소를 모색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필라델피아 조선소를 다시 열고 있다"며 "한때 훌륭한 조선소였지만 오래전에 문을 닫았다. 그러나 이제 다시 문을 열어 해군과 민간기업들이 함께 일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필라델피아 조선소는 한화가 인수한 필리조선소를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화 필리 조선소는 군함을 건조할 수 있는 라이선스가 없어 조만간 라이선스 발급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미국 조선산업 부활을 위해 지난 3월 미국에서 선박을 건조하는 조선업체들에 세금감면을 제공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날 공개된 미 해군의 신형 함정 2척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기존 어느 함정보다 크고 빠르며, 100배 이상 강력하다"고 밝혔다. 또 "미 해군 함대는 낡고 약해졌으며 쓸모가 없어졌다"며 신형 함정 건조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1993년 이후 전투함을 만들지 않고 있다"며 "이번 최신 함정은 잠수함을 제외하면 가장 강력한 해상 전투함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현재 미 해군의 주력함이 알레이버크급 구축함(배수량 약 9500t)이지만, 이들 함정만으로는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판단이라고 보도했다. 워싱턴타임스는 새 미 해군 함정이 최대 4만t급으로, 미사일과 기존 함포로 중무장하며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도 이에 맞먹는 전투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USS 디파이언트는 현재 미 해군의 주력 전력인 알레이버크급 구축함을 업그레이드한 형태가 될 전망이다. 함포뿐 아니라 미사일, 극초음속 무기, 전자기 레일건, 고출력 레이저, 핵무기(핵탄두를 탑재한 해상발사 순항미사일)까지 장착될 예정이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제럴드 R 포드급보다 더 상위 등급의 신형 항공모함을 건조, 2027년에 진수하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군함 건조를 시작으로 조선업 부활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은 하루 평균 4척 이상의 군함·화물선·유조선 등 다양한 선박을 건조했다"며 "이제 군함 건조를 출발점으로 미국을 주요 조선강국으로 재건할 것"이라고 말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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