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도 투자한 '이것'... 올 순자산총액 300조 눈앞

파이낸셜뉴스       2025.12.23 18:23   수정 : 2025.12.23 19:09기사원문
국내 ETF 순자산총액 297조1432억
예금·채권에 머물던 뭉칫돈 유입





배당·액티브형 상품이 성장 주도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사상 최초 300조 시대 개막 초읽기에 들어갔다. 올해 들어 배당·액티브 상품 중심으로 빠르게 몸집을 키운 ETF 시장은 최근 금, 은 등 원자재로 투자영역을 확장해 성장 속도가 가팔라졌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기준 국내 ETF 순자산총액은 297조1432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지난해 말 173조원에서 불과 1년 만에 120조원 넘게 급증한 수치다. 연초 대비 증가율도 70%에 육박한다. 월말 기준 ETF 순자산총액은 올해 내내 가파른 우상향 흐름을 이어왔다. 올해 1월 182조8000억원에서 4월 191조3000억원, 7월 225조6000억원, 9월 249조8000억원으로 빠르게 불어났다. 10월에는 276조3000억원, 11월에는 286조3000억원까지 확대되는 등 매달 10조원 안팎으로 증가했다.

올해 ETF 시장 성장의 주된 동력은 배당형과 액티브 ETF였다. 고금리 국면에서 안정적 현금흐름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서 고배당주 ETF와 월배당 ETF로 자금이 집중됐다. 동시에 운용사의 재량을 반영해 시장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액티브 ETF 역시 개인투자자 사이에서 빠르게 저변을 넓혔다.

금·은 등 원자재 상품으로 확장


증권가에서는 배당소득 분리과세 도입에 대한 기대와 맞물려 배당 ETF의 성장세가 단기 유행을 넘어 구조적 흐름으로 자리 잡았다고 평가하고 있다. 예금과 채권에 머물던 대기성 자금 일부가 ETF를 통해 주식시장으로 유입되면서 ETF가 '중간지대 투자 수단'으로 기능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최근 들어선 ETF 시장의 성장 축이 원자재로 확대되고 있다.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와 인플레이션 재점화 우려로 금에 이어 은 가격이 빠르게 오르자 관련 ETF로 자금이 유입되며 상품 라인업 확장이 본격화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내년에도 ETF 시장의 성장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금리 변동성, 글로벌 증시 변동 국면 속에서 투자자들이 분산투자와 비용 효율성을 동시에 충족할 수 있는 ETF를 선호하고 있어서다. 하나증권 박승진 연구원은 "분기 말, 연말에 나타나는 주식형 ETF 시장의 급격한 수급 방향 변화는 연초까지 지속될 전망"이라며 "ETF는 중장기 관점에서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전력, 원전에 대한 우선순위를 유지하면서 정책과 확장 모멘텀의 로봇, 우주항공, 방어 목적의 금, 은 등도 시야에 두는 전략을 제시한다"고 밝혔다.


운용사 간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대형 운용사를 중심으로 원자재 ETF와 차별화된 액티브 상품 출시가 이어지는 가운데 중소 운용사들도 특정 테마나 전략형 ETF로 틈새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ETF는 이제 단순한 투자수단을 넘어 국내 자본시장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다"며 "300조원 돌파 이후에는 성장 속도보다 시장의 성숙도가 더욱 중요한 화두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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