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석희, '대홍수' 혹평에 "관객들 표현 점점 과격해져"

뉴시스       2025.12.23 18:27   수정 : 2025.12.23 18:27기사원문

[서울=뉴시스] '대홍수' 메인포스터. (사진=넷플릭스 제공) 2025.11.2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종희 기자 = 황석희 번역가가 넷플릭스 영화 '대홍수'에 대한 혹평에 대해 "관객들 평이 점점 짜지고, 그리고 평의 염도에 비례해 표현이 과격해진다"고 비판했다.

황석희는 23일 자신의 사회적관계망서비스(SNS)에 "영화 커뮤니티는 '대홍수' 평으로 시끌벅적하다"며 "내가 신뢰하는 주변인들 평을 보자면 대단한 수작은 아니어도 평작 수준, 감탄할 건 아니지만 재밌게 볼 만한 영화라는 쪽"이라고 했다.

그는 "악평 뒤에 가장 싫은 사족이 붙는다"며 "'죽어도 보지 마라', '돈 버린다', '이딴 영화를 수입한 회사는 망해라', '감독은 차기작이 없길 바란다' 같은 말들이 뒤따른다.

싫으면 싫은 거지, 이럴 필요가 있나. 자기 표현은 나를 드러내는 일이지 남을 지우는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황석희는 '관객들 눈이 너무 높아진 것 같다'는 과거 자신의 발언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요즘 영화는 다 후지다고들 하지만, 졸작·평작·수작의 비율만 놓고 보면 과거보다 지금이 나을 것"이라며 "우리는 과거의 수작만 기억하기 때문에 요즘에만 망작이 쏟아지는 것처럼 느껴질 뿐"이라고 했다.

이어 "관객의 눈높이는 한도 끝도 없이 올라가는데 프로덕션은 그 눈높이를 따라가기가 벅차다"며 "현실적으로 모든 영화가 수작일 순 없는데 영화 평이 지천에 널린 요즘은 애초에 수작만을 골라보려 한다. 이제는 평작이 설 땅이 없다"고 했다.

또한 "영화 티켓 값이 올라서 평이 더 깐깐하고 박하다는 의견도 일견 일리 있지만 티켓 값 상승분에 비해 평이 과하게 매정하단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며 "값은 30%가 올랐는데 눈높이는 200%가 오른 기분"이라고 했다.

황석희는 "'대홍수' 평들을 보고 있으면 내가 싫으면 싫은 거지 영화를 보지 말라 종용하고 망하라고 저주하고 이 정도로 격한 반응을 보일 일인가 싶다"며 "표현이 과해지는 시대라 그런걸까. 사실 영화 평만 과해지는 것도 아니고 모든 표현이 과해진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호평이든 혹평이든 눈살을 찌푸리지 않는 선의 평을 보고 싶다. 저주가 아니라 그 글을 쓴 사람의 취향을 듣고 싶다"고 덧붙였다.

19일 공개된 넷플릭스 영화 '대홍수'는 대홍수가 덮친 뒤 인류 생존에 희망을 건 이들이 물에 잠겨가는 아파트에서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를 담은 SF재난물이다. 배우 김다미와 박해수가 주연을 맡았고, 김병우 감독이 연출했다. 김 감독은 앞서 '더 테러 라이브'(2013), 'PMC: 더 벙커'(2018), '전지적 독자 시점'(2025) 등을 연출한 바 있다.

영화가 공개된 이후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초반에 통상적인 재난물처럼 현실 앞에 벌어진 거대한 자연 재난에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그리다가, 중반 이후 인공지능 등 SF적인 요소의 비중이 커지면서 맥락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이에 김 감독은 전날 "영화에 대한 호불호가 있을 거라는 건 촬영 전부터 인지하고 있었다. 10명 중 7~9명이 좋아할 것이라고 생각해서 만든 건 아니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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