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소재 구리도 사상 최고…1만2000달러 돌파
파이낸셜뉴스
2025.12.24 04:27
수정 : 2025.12.24 04:2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금, 은 가격이 사상 최고를 연일 경신하는 가운데 산업 기초 소재인 구리 가격도 덩달아 뛰고 있다.
미국의 관세, 지난 10월 촉발된 공급 부족 가능성에 따른 가격 상승세가 결국 구리 가격의 심리적 저항선인 t당 1만2000달러 선을 무너뜨렸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세계 경제의 활력을 가리키는 풍향계 역할을 하는 구리 가격은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t당 1% 넘게 뛰면서 1만2160달러까지 치솟았다. 이후 1만2065달러 수준으로 떨어지기는 했지만 1만2000달러 위에서 움직였다.
구리 가격은 10월 이후 잇따라 사상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세계 최대 구리 생산업체인 칠레 국영 광산업체 코델코의 생산량이 수십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가운데 10월에는 대형 광산에서 안전사고가 일어나면서 일부 공정, 채굴이 반복적으로 중단됐다.
또 구리 원광에서 구리를 추출하려면 엄청난 물이 필요하지만 칠레는 수년 간 기록적인 가뭄으로 구리 추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세계의 공장’ 중국이 대대적인 경기부양책을 동원해 경기를 활성화할 것이란 기대감도 구리 가격 상승에 일조하고 있다.
기업 자문사 SP 에인절의 존 마이어 애널리스트는 산업 기초 소재인 구리 가격 상승을 촉발한 요인들로 중국의 경기 회복 기대감을 꼽았다.
인공지능(AI) 열풍 역시 구리 가격을 끌어올리는 주요 배경 가운데 하나로 지목된다.
전도성이 뛰어나고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은 구리가 데이터센터, 전력망 확충, 신재생 에너지의 핵심 소재이기 때문이다.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하는 전선과 케이블이 대부분 구리로 만들어진다. 또 AI 칩에서 발생하는 엄청난 열을 식히는 냉각 시스템에도 구리가 필수적이다.
구리는 또 AI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전력망의 핵심 소재이다.
아울러 구리는 전기차, 신재생 에너지 등에서도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전기차에는 내연기관 자동차의 3~4배 많은 구리가 들어가고, 태양광이나 풍력 발전 등 신재생 에너지에는 화력 발전에 비해 단위 전력당 구리 사용량이 훨씬 많다.
한편 이날 금과 은 가격도 사상 최고 기록을 새로 썼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이 베네수엘라와 긴장을 높이고 있고, 여기에 더해 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내년에 금리를 내리면서 돈값이 더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더해진 데 따른 것이다.
금 내년 2월 인도분은 온스당 4530.80달러, 은 내년 3월 인도분은 온스당 71.09달러까지 치솟았다.
금 가격은 올해 71.2%, 은 가격은 144.8% 폭등했다.
구리는 올해 가격 상승률이 38.3%에 육박한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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