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재건축 고급화 바람…건축 거장들과 협업 대세

파이낸셜뉴스       2025.12.25 19:04   수정 : 2025.12.25 19:03기사원문
해외 설계사 껴야 시공사 선정 유리
여의도 공작, 佛빌모트가 설계 맡아
비싼 설계비로 공사비 폭등 우려도

해외 설계업체와의 협업이 서울 주요 재건축·재개발 사업의 핵심 키워드로 떠올랐다. 하이엔드 아파트 브랜드 선호에 따라 시공사들이 고급화·차별화 전략의 일환으로 특화 설계를 제시하면서다.

2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프랑스 빌모트와 업무협약을 맺고 여의도 공작아파트 재건축 사업 설계에 나섰다.

빌모트는 루브르 박물관 개보수와 엘리제궁 등 프랑스 랜드마크를 설계한 세계적인 기업이다.

해외 설계사와의 협업은 공작아파트 외에도 강남·성수·여의도 등지에서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GS건설은 지난달 4일 세계적인 건축설계사 'MVRDV'와 손잡고 서초 진흥아파트 재건축 사업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MVRDV는 로테르담의 마켓홀, 암스테르담의 밸리 등 세계적인 랜드마크 건축물을 설계한 네덜란드 기반의 글로벌 건축설계 그룹이다. 세계 3대 건축가협회 중 하나인 영국왕립건축가협회(RIBA)에서 주거부문 건축상, 건축계의 아카데미 인기상이라 불리는 아키타이저 에이플러스 어워드, 초고층 건축물 중 가장 뛰어난 디자인을 갖춘 건물에 수여되는 엠포리스 스카이스크래퍼 어워드 등을 수상했다.

용산구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재개발을 시공하는 HDC현대산업개발은 SMDP(건축설계), LERA(구조설계) 등 유명 해외 설계사들과 협업하기로 했다. SMDP는 미국 시카고 설계사로 인원한남, 래미안 원베일리 등 국내 고급 주택을 설계했으며, LERA는 뉴욕 월드트레이드센터와 롯데타워에 참여했다.

여의도 대교 아파트는 국내 정비업계 최초로 국제 설계 공모를 실시, 영국의 세계적인 건축회사인 '헤더윅 스튜디오'를 설계업체로 선정했다. 컨소시엄 형태가 아닌 전 과정에 참여하며 직접 파트너십을 맺은 것은 최초이다. 헤더윅은 뉴욕 베슬과 리틀 아일랜드, 구글 신사옥 베이 뷰, 일본 도쿄 아자부다이 힐스 등으로 유명하다.

해외 설계사 참여가 유행이 되며 정비사업에서는 거장 모시기에 나섰다. 설계비가 국내 업체보다 높지만 고급화, 차별화에 조합에서는 환영하는 분위기다. 마포구 성산시영 재건축 조합은 입찰 공고문에 해외 설계업체와의 컨소시엄 구성 우대를 조건으로 걸었으며, 최근 ANU건축을 설계사로 최종 선정했다.

아파트 간 신경전도 벌어졌다.
현대건설의 압구정2구역 재건축 설계에 헤더윅이 참여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양 재건축 사업지에서 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다만 이처럼 대세로 떠오른 해외 설계업체들과의 협업에 부정적인 시선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비싼 설계비 등 공사비 외에도 인허가 문제로 설계가 변동되는 경우도 있어 장단이 있다"며 "유명세를 이용한 마케팅 수단으로 이용된다"고 말했다.

act@fnnews.com 최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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