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격수 OPS 0.549가 실화냐?"… 애틀랜타가 278억 쏘며 김하성에 매달린 이유가 있었네
파이낸셜뉴스
2025.12.27 12:53
수정 : 2025.12.27 12:52기사원문
2025년 애틀란타의 유격수 자리 리그 최악 유격수 OPS 0.539... 30개 팀 중 꼴찌 김하성 시즌 15% 동안, 홈런 3개 혼자 만들어내 1년 계약 승부수... 성적만 나면 장기 대박 계약 가능성 충분
[파이낸셜뉴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가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김하성(30)에게 1년 2천만 달러(약 278억 원)라는 거액을 안긴 것은 단순한 전력 보강 차원이 아니다. 그것은 처참하게 무너졌던 내야의 중심을 다시 세우기 위한 '생존 본능'에 가까웠다.
미국 현지 매체들의 분석을 종합해 보면, 애틀랜타가 왜 그토록 김하성에게 집착했는지, 그리고 이 영입이 왜 '신의 한 수'가 될 수밖에 없는지 명확히 드러난다.
미국 ESPN은 27일(한국시간) 흥미로운 분석을 내놨다. 2026년 내셔널리그 팀들의 운명을 가를 숫자로 애틀랜타에게 '38'을 제시했다. 이는 지난 시즌 애틀랜타 유격수들이 기록한 '총 추정 득점'이다.
놀라운 점은 이 수치가 MLB 30개 구단, 전 포지션을 통틀어 가장 낮은 수치라는 것이다. 애틀랜타의 유격수 포지션은 말 그대로 '리그 최악의 구멍'이었다.
타율은 0.222, 출루율은 0.281, 장타율은 0.268, OPS(출루율+장타율)는 0.549로 (30개 구단 최하위), 장타 개수는 단 18개.
팀의 허리를 책임져야 할 유격수 자리에서 장타가 고작 18개에 그쳤다는 점은 충격적이다. 애틀랜타가 시즌 막판 탬파베이에서 웨이버 공시된 김하성을 급하게 낚아채고, 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은 그를 다시 붙잡은 배경에는 이러한 절박함이 깔려 있었다.
그렇다면 김하성은 이 참담한 성적표를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ESPN과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의 분석은 희망적이다 못해 확신에 차 있다.
ESPN은 김하성이 샌디에이고 시절 보여준 WAR(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 5 이상의 전성기 폼을 되찾지 않아도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부상 여파로 부진했던 2024년 성적(타율 0.233, OPS 0.700)만 유지해도, 애틀랜타 유격수 부문의 추정 득점은 2025년보다 30점 가까이 상승한다. 이는 팀에 3승을 더 안겨줄 수 있는 엄청난 수치다.
SI의 분석은 더욱 날카롭다. 지난 시즌 막판 김하성이 애틀랜타 유니폼을 입고 뛴 경기는 단 24경기였다.
전체 시즌의 15%에 불과한 짧은 시간이었다. 하지만 김하성은 이 기간 동안 팀 유격수 전체 장타의 22%를 책임졌고, 유격수 홈런(3개)은 100% 혼자 만들어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타율 0.253, OPS 0.684로 반등하며 그가 건강할 때 어떤 생산력을 보여줄 수 있는지 증명한 셈이다.
김하성은 2023년 골드글러브 수상자다. 수비는 이미 검증을 마쳤고, 공격에서도 리그 평균 이상의 생산력을 기대할 수 있는 자원이다. 어깨 수술 후유증으로 주춤했던 몸값은 오히려 애틀랜타에게 기회가 됐다.
애틀랜타 입장에서 김하성은 '복권'이 아니다. 이미 당첨 번호가 확인된, 바꾸기만 하면 되는 '확실한 투자'다.
꼴찌 수준이었던 유격수 자리를 리그 평균 이상으로만 끌어올려도 애틀랜타의 타선과 수비진은 톱니바퀴처럼 돌아갈 것이다.
유독 유격수 고민이 깊었던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그들이 2026시즌 대권 도전을 위해 선택한 마지막 퍼즐 조각은 바로 김하성이었다.
그리고 김하성 입장에서도 2026년 좋은 성적을 거두기만 한다면 애틀란타와 대박 장기계약을 할 수 있는 발판이 충분히 마련된 셈이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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