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강세…화장품·전력은 약세
파이낸셜뉴스
2025.12.28 13:14
수정 : 2025.12.28 13:14기사원문
팔라듐 1위, 은 2위…지정학적 불확실성에 상승
AI 반도체도 강세…실적 눈높이 높아진 영향
화장품·전력 약세…뚜렷한 상승 재료 부족
[파이낸셜뉴스]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원자재가 강세를 보였다. 지정학적, 정책적 불확실성이 불거진 가운데, 산업 수요 확대가 예상되면서 글로벌 유동성이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인공지능(AI) 반도체 테마도 견조한 상승세를 보였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2일부터 26일까지 국내 ETF 가운데 상승률 1위는 ‘RISE 팔라듐선물(H)’로 16.87% 상승했다. 같은 기간 ‘KODEX 은선물(H)’ 역시 14.23% 오르며 상승률 2위에 이름을 올렸다. 레버리지 및 인버스 상품과 일평균 거래량 10만주 미만 종목은 조사 대상에서 제외한 기준이다.
시장에선 미국과 베네수엘라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원자재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은 지난 8월부터 베네수엘라 인근 카리브해에 미국 해군을 배치했는데, 최근엔 마약 단속을 위한 지상작전을 시사하기도 했다.
옥지희 삼성선물 연구원은 “미국과 베네수엘라 간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자 은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귀금속군이 일제히 상승했다”고 말했다.
팔라듐의 경우 원자재 시장에 대한 선호도가 올라간 시점에서 유럽연합(EU)의 정책적 결정에 따른 가격 상승 기대감이 수요를 늘렸다. EU는 오는 2035년부터 내연기관 차량을 전면 금지하는 방안을 철회한다고 발표했다. 팔라듐은 자동차 배기가스 저감 장치에 사용되는 소재로 내연기관 차량 수요 유지 기대가 가격 상승을 이끌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외에도 AI 반도체 테마도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ACE AI반도체포커스(9.08%)’, ‘TIGER 반도체TOP10(8.49%)’, ‘TIGER 미국AI데이터센터TOP4Plus(8.23%)’, ‘UNICORN SK하이닉스밸류체인액티브(8.03%)’, ‘RISE AI반도체TOP10(7.76%)’, ‘PLUS 글로벌HBM반도체(7.65%)’, ‘TIGER AI반도체핵심공정(7.65%)’ 등이 상승했다.
주요 반도체 기업에 대한 실적 눈높이가 높아진 영향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노무라 증권은 최근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16만원으로 상향 조정하고,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는 88만원으로 제시했다. 메모리 부문 수익성 개선 기대가 이유였다.
정해창 대신증권 연구원은 “AI 데이터센터와 서버 D램의 견조한 수요로 메모리 가격 상승, 이익 개선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노무라 증권은 메모리 슈퍼사이클이 최소 2027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평가했는데, 글로벌 메모리 3사도 일제히 상승랠리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화장품 테마 ETF의 하락폭이 컸다. ‘SOL 화장품TOP3플러스(-4.97%)’, ‘TIGER 화장품(-4.34%)’, ‘HANARO K-뷰티(-3.46%)’ 등이 하락률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새해를 앞두고 뚜렷한 상승 재료가 없는 상황에서 숨고르기에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TIGER 코리아AI전력기기TOP3플러스(-4.34%)’, ‘HANARO 원자력iSelect(-3.73%)’, ‘SOL 한국원자력SMR(-3.63%)’, ‘KODEX 신재생에너지액티브(-3.56%)’, ‘TIGER Fn신재생에너지(-3.52%)’, ‘KODEX AI전력핵심설비(-3.47%)’ 등 전력·에너지 테마도 약세를 보였다. 전력·에너지는 앞서 AI 전력 수요 수혜주로 떠오른 바 있다. 하지만 최근 불거진 AI 거품론에 상승세가 꺾였다.
yimsh0214@fnnews.com 임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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