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백병원, 의정갈등 속 '의료공백' 야간·휴일 대응 결실

파이낸셜뉴스       2025.12.29 09:41   수정 : 2025.12.29 09:40기사원문
의정 갈등 장기화 속 야간·휴일 응급수술 지속
일산백병원 외과, 응급수술 44% 비근무시간대 시행



[파이낸셜뉴스] 의과대학 정원 확대를 둘러싼 의정 갈등 속 전국적으로 응급수술 지연과 의료기관 전원 난항 문제가 이어졌던 가운데, 일산백병원 외과는 야간과 휴일에도 응급수술을 이어가며 지역 응급의료 공백을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29일 일산백병원에 따르면 의정 갈등이 본격화된 지난해 3월 1일부터 올해 11월 30일까지 외과에서 시행한 전체 수술은 3771건이며, 이 가운데 응급수술은 1224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536건은 야간이나 휴일에 시행돼 전체 응급수술의 약 44%를 차지했다.

야간·휴일 시간대는 의료 인력 부족 등으로 인해 응급수술이 지연되거나 환자 전원이 반복되는 사례가 잦은 시기다. 해당 기간 일산백병원 외과에서는 응급실 내원 환자뿐 아니라 타 의료기관에서 전원된 환자에 대해서도 응급수술을 수행해 왔다.

응급수술 유형을 보면 충수절제술(맹장염)이 301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외상이나 복막염 등에 따른 위장관 응급수술이 107건, 담낭절제술이 73건으로 뒤를 이었다. 이외에도 응급 혈관수술 15건과 장기이식 수술 17건 등 비교적 고난도 수술도 포함됐다.

이 같은 응급수술 운영에는 119 구급대 및 지역 병원과의 상시 연락 체계가 활용되고 있다. 일산백병원은 응급환자 발생 시 사전에 환자 상태를 공유받아 수술 가능 여부와 중환자 치료 준비를 병행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전원 요청이 접수된 응급환자에 대해서는 가능한 범위 내에서 수용을 원칙으로 운영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역 협력 의료기관과 소방당국은 이러한 체계가 야간·휴일 응급 상황에서 환자 이송 지연을 줄이는 데 일정 부분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파주 지역의 한 협력병원 관계자는 “외과 응급수술이 필요한 상황에서 상급병원과의 신속한 판단과 소통이 중요하다”며 “일산백병원은 전원 여부에 대해 비교적 명확한 답을 주는 편”이라고 말했다.

파주소방서 관계자도 “야간이나 휴일에 수술 가능한 의료기관을 찾는 데 어려움이 반복되고 있다”며 “일산백병원과의 직접 연락 체계는 이송 과정에서 선택지를 좁히는 데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의정 갈등 장기화로 필수의료 유지에 대한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지역 거점 병원의 응급수술 수행 실적과 협력 체계는 지역 응급의료 대응 능력을 가늠하는 지표로 주목되고 있다.

최원주 일산백병원 병원장은 “환자의 빠른 진단과 치료가 중요한 지역 병원과의 연계를 강화해 중증·응급환자의 신속한 전원과 회송, 치료 연계 체계를 구축했다”며 “이 같은 체계가 응급환자의 대기 시간을 줄이고, 수술 지연으로 인한 위험을 최소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의정 갈등으로 필수의료 공백에 대한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도, 일산백병원은 주말과 야간을 가리지 않고 응급수술을 이어가며 지역 응급의료의 안전망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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