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투기’ 꼬리표 떼나…내년 제도권 빅뱅

파이낸셜뉴스       2025.12.29 13:51   수정 : 2025.12.29 13:5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비트코인(BTC)이 과거 극심한 변동성에 따른 ‘투기 자산’ 이미지에서 벗어나 금리·유동성 등 거시적 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고위험 매크로 자산으로 인식이 강화되고 있다. 지난해 연초 대비 세 자릿수 급등하며 ‘폭등장’을 연출한 비트코인은 올 들어 8만~10만달러 박스권에서 등락을 반복하며 가격 변동 폭이 다소 진정된 모습이다.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의 안착, 트럼프 행정부의 친가상자산 정책, 기관·대기업의 장부상 비트코인·이더리움 편입(DAT) 흐름이 맞물린 결과다.

내년 역시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과 스테이블코인이 규제·정책은 물론 결제 인프라 등 전통 금융 시스템과 더욱 융합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비트코인 2년 누적 수익률 100% 웃돌아

29일 글로벌 금융정보 플랫폼 인베스팅닷컴이 집계한 2024~2025년 비트코인 일별 시세 분석 결과, 지난해 1월1일 4만4183달러에서 출발한 비트코인은 같은 해 12월31일 9만3557달러로 마감하며 연간 약 112% 상승했다. 반면 올해는 1월1일 9만4560달러에서 시작해 이날 현재 8만9000달러로 5% 안팎의 조정을 거치고 있다. 그럼에도 2년 연속 비트코인의 누적 수익률은 110%가 넘는다. 같은 기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약 45% 상승한 것과 비교해 압도적인 성과다.

지난해는 1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과 11월 미국 대통령선거 전후 ‘트럼프 랠리’가 시장을 견인했다. 작년 11월 한 달 간 비트코인 상승률은 40%에 육박했다. 특히 11월6일에는 35만개가 넘는 비트코인이 거래되며 작년 최대 거래량을 기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과 함께 시작된 올해 비트코인은 연초부터 10만달러 돌파에 도전했다. 1월7일 10만2000달러 선을 돌파한 데 이어 10월6일 장중 12만6186달러라는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하지만 12만달러 돌파 후 시장은 이른바 ‘고점 피로감’을 드러내며 차익실현 매물을 쏟아냈다. 11~12월에 걸쳐 조정 국면을 지나며 바닥을 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달 들어서는 일일 2만~6만개 수준의 비트코인이 거래되면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거래량 패턴을 보이고 있다.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는 “작년에는 대규모 매수세가 유입되며 가격을 밀어 올렸다면 올해는 전반적으로 거래량과 가격대가 모두 안정적”이라며 “시장 유통 물량이 기관이나 장기 보유자에게 묶이면서 거래량이 낮아도 가격변동은 제한적인 상황”이라고 짚었다.

■기관 비트코인ETF 보유 비중 25% 넘어

증권가에서도 비트코인이 글로벌 기관 유동성 및 정책 변화에 따라서 움직이는 ‘신흥 매크로 자산군’으로 재평가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에 대한 기관 투자가 급증하고 있다. 올 3·4분기 말 기준 기관의 비트코인 ETF 노출액은 전 분기 대비 336억달러 증가한 385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ETF 전체 유통량 중 기관 보유 비중이 25.5%로 확대되었음을 의미한다.

투자 주체의 질적 변화도 주목할 만하다. 밀레니엄 매니지먼트 같은 헤지펀드뿐 아니라 아부다비 국부펀드 등이 지속적으로 보유량을 늘리고 있다. 또 최근 미국 텍사스 주정부는 블랙록 비트코인 현물 ETF(IBIT)에 500만달러를 투입했다. 하버드 기부금 펀드 역시 상장 주식 포트폴리오의 21%를 비트코인 ETF에 할당했다.


특히 국내외 최대 크립토 이슈인 토큰증권(STO) 등 실물자산토큰화(RWA) 인프라로 비트코인, 이더리움, 스테이블코인이 꼽힌다. 특히 스테이블코인은 토큰화 금융 생태계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즉시 결제를 지원하는 기축 통화로 위상이 격상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한종목 연구원은 “기업들이 스테이블코인을 웹3 생태계와 실물 경제를 연결하는 필수 인프라로 인식하고 채택하기 시작했다”며 “미국 스테이블코인 규제안(지니어스 액트)도 내년 발효가 유력한 만큼, 기업들이 법적 리스크 없이 스테이블코인을 결제·송금에 활용하는 사례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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