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가제도 개편, 업계 "年1.2조 손실..R&D·투자·고용 위축 불가피"
파이낸셜뉴스
2025.12.29 16:16
수정 : 2025.12.29 16:15기사원문
비대위, 제약산업 59개 기업 설문 조사 진행
약가 40%로 가면, 연간 1.2조원 손실 전망
수익성 악화도 두드러져, 이익 51.8% 감소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추진 중인 약가제도 개편안이 국내 제약기업의 연구개발(R&D), 설비투자, 고용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약가 인하 폭이 확대될 경우 기업 수익성 악화와 함께 산업 전반의 투자 위축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설문에는 국내 제조시설을 보유한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정회원사 184곳 가운데 59개 기업이 참여했다.
응답 기업은 대형기업(연매출 1조원 이상) 7곳, 중견기업(연매출 1조원 미만~1000억원 이상) 42곳, 중소기업(연매출 1000억원 미만) 10곳으로 구성됐다. 이들 기업의 총 매출 규모는 약 20조1238억원이다.
약가 40% 조정 시 연매출 손실 1.2조 추산
설문은 기존에 약가 조정이 이뤄지지 않았던 일부 기등재 의약품의 약가가 현행 53.55% 수준에서 40%대로 조정될 경우를 가정해 기업 피해 규모를 물었다. 그 결과 응답 기업 59곳의 연간 매출 손실액은 총 1조2144억원으로 추산됐다. 기업당 평균 손실액은 약 233억원이다.
기업 규모별로는 중소기업의 매출 손실률이 10.5%로 가장 높았고, 중견기업(6.8%), 대형기업(4.5%) 순으로 나타났다. 약가 인하 영향이 예상되는 품목 수는 총 4,866개로, 중견기업이 75.1%를 차지했다.
수익성 악화도 두드러질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한 CEO들은 약가 인하가 시행될 경우 영업이익이 평균 51.8%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중견기업의 예상 감소율은 55.6%로 가장 높았으며, 대형기업은 54.5%, 중소기업은 23.9%로 집계됐다.
R&D·설비투자 축소 불가피
연구개발 투자 역시 위축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 기업들은 2024년 기준 약 1조6880억원 규모의 연구개발비 가운데 2026년까지 약 4270억원을 줄일 것으로 예상했다. 평균 축소율은 25.3%이며, 기업당 평균 감소액은 366억원이다.
설비투자 감소폭은 더 클 것으로 전망됐다. 설비투자는 2024년 6345억원에서 2026년까지 2030억원 줄어 평균 32.0% 감소할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중소기업의 설비투자 축소율은 52.1%로, 대형기업(10.3%)에 비해 상대적으로 큰 부담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 안정성에도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 응답 기업들의 현재 종사자 수는 3만9170명으로, 약가 개편안이 원안대로 시행될 경우 총 1691명이 감축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전체 인원의 약 9.1%에 해당한다.
또한 응답 기업의 74.6%는 제네릭 의약품 출시를 전면 또는 일부 취소하거나, 출시 계획을 변경·보류할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주요 이유로는 수익성 악화, 사업성 재검토, 개발비 회수 어려움 등이 꼽혔다.
약가 제도 개편 시 가장 우려되는 사항으로는 ‘채산성 저하에 따른 생산 중단’과 ‘연구개발 투자 감소’가 가장 많이 선택됐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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