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호황 속 격차 벌어진 코스피·코스닥…내년엔 좁혀질까
파이낸셜뉴스
2025.12.29 16:39
수정 : 2025.12.29 16:39기사원문
코스피·코스닥 격차 지수 4.53배·시총 6.84배
10년새 격차 가장 크게 벌어져
내년엔 정부 코스닥 활성화 정책 등 기대
[파이낸셜뉴스] 올해 '역대급 불장'에도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의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대형주 중심으로 투자가 몰리면서 코스피 쏠림 현상이 심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4220.56에 마감했다.
코스피에 비해 코스닥이 더딘 상승세를 보이면서 두 지수의 격차는 더 커졌다. 코스피를 코스닥 지수로 나눈 값의 상대강도는 올해 초 3.49배에서 4.53배까지 확대됐다. 지난달 11일에는 4.64배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바 있다.
시가총액에서도 차이를 보였다. 코스피 시가총액은 3483조2977억원으로 올해 초(1963조4543억원) 대비 77.40%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닥 시가총액은 344조4236억원에서 509조2756억원으로 47.83% 증가하는 데 그쳤다.
시가총액 차이도 확대일로다. 코스피와 코스닥 시가총액 차이는 올해 초 5.7배 수준이었지만, 이달 들어 6.84배까지 확대됐다.
코스피·코스닥 지수와 시가총액 모두 최근 10년새 가장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지수 격차는 2016년 3.21배에서 2021년 2.88배까지 떨어진 뒤 다시금 벌어졌지만 3배 수준에 머물렀다. 시가총액의 경우 2016년 6.49배를 기록한 뒤 꾸준히 좁혀가며 2023년 4.92배까지 떨어진 바 있다.
코스피 시장에서 대형주 중심으로 거래가 몰리면서 코스닥과의 차이가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전 세계적으로 인공지능(AI) 관련주가 급부상하면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을 중심으로 주가가 큰 폭 올랐다.
다만 올해 코스피가 가파르게 올랐고, 내년에 코스닥시장은 정책기대감 등으로 탄력을 높여나갈 수 있어 격차는 줄어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웅찬 iM증권 연구원은 "내년 2·4분기부터 여러 지표들의 피크아웃(정점 통과) 가능성이 있고, 반도체 외 업종이 기댈 구석은 환율 정도밖에 없는데 내년 이익전망치가 높은 것은 부담스러운 부분"이라며 "내년은 올해 만큼 대단한 성과가 이어지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코스닥은 정부의 활성화 정책 기대감 등으로 내년 강세 전망이 적지 않다. 정부는 코스닥 시장의 체질 개선을 위해 코스닥본부의 독립성 강화, 상장심사 폐지 구조 재설계, 기관투자자 유입 정책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적극적인 코스닥 지원 정책과 내년 기업공개(IPO) 시장 활성화로 인해 벤처투자사 전반에 온기가 퍼질 전망"이라며 "코스닥 상장폐지 기준 강화와 시가총액 미달 기업 상장폐지 확대 등은 코스닥 지수에 대한 신뢰도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정부의 상장·퇴출 구조 개편과 기관투자자 유입 정책이 본격화되면 코스닥 지수의 추가 상승 여력이 확대될 전망"이라며 "대형 반도체 기업의 설비투자(CAPEX) 확대에 따른 코스닥 IT업종의 실적 개선도 지수 상승을 뒷받침할 요인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코스닥 벤처 투자는 AI, 에너지저장장치(ESS), 우주 등 특례상장 가능성이 높아진 신성장 산업을 중심으로 자금이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며 "또한 부실 기업의 상장폐지 강화와 상법 개정, 공개매수 관련 법안 통과는 코스닥 디스카운트 해소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jisseo@fnnews.com 서민지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