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주에 체포까지 쉽지않았던 수사였지만...'편파 수사·金 개입 여부 증명'은 오점으로
파이낸셜뉴스
2025.12.29 17:52
수정 : 2025.12.29 17:52기사원문
6개월 짧은 수사 기간에 16개 이상 의혹 수사
이기훈·도이치 1차 주포 도주 체포 성공했지만
논란은 역사적 오점으로 남을 듯
[파이낸셜뉴스] 김건희 특별검사팀(민중기 특검)이 180일 기간의 수사를 마무리한 가운데 여러가지 제약과 오점에 대한 야이기가 나온다. 특검팀이 도주한 핵심 피의자를 끝내 검거하는데 성공하며 수사를 마무리했지만, 부족한 시간과 인력 제한 등으로 제한된 부분도 분명 있었다고 전했다. 여기에 편파와 강압 수사 논란, 김건희 여사 개입 여부를 밝혀내지 못한 사건 등의 부분도 오점으로 남게 됐다.
특검팀은 29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서 최종 수사 결과 브리핑을 가졌다.
특검팀은 국회에 입법 보완 사항도 제언했다. 청탁금지법상 공직자 당선인과 대통령 영부인, 공무원 배우자 등에 대한 처벌 규정이 없는 것에 대한 하소연을 한 것이다. 해당 수사를 한 김형근 특검보는 "역사의 과오가 반복되지 않고 죄에 상응하는 마땅한 처벌이 이뤄질 수 있도록, 대통령 당선인과 대통령 영부인을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검팀은 도주한 피의자들에 대한 체포에도 열을 올렸다. 이기훈 삼부토건 부회장은 지난 7월 17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실사)을 앞두고 도주했다. 특검팀은 즉각 검찰에 공조 요청을 보낸 후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검거에 나섰다. 이 부회장은 지난 9월 10일 전남 목포에서 도주 55일만에 검거됐다.
이 부회장은 도주 중 전국 5곳을 돌며 특검 수사망에 혼란을 일으켰다.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 휴대전화 5대와 데이터 에그 8대, 데이터 전용 유심 7개 등을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검팀은 이 부회장을 비롯해 이 부회장의 도주를 도운 코스닥 상장사 회장 이모씨 등 7명도 범인은닉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지난 10월에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한 피의자가 압수수색 도중 도주한 일도 있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1차 주범' 이모씨는 지난 10월 중순 특검팀 압수수색 현장에서 도주했다. 이씨는 지난 2009~2010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1차 작전 시기의 주포로 지목된 인물로, 김 여사의 증권사 계좌를 맡아 관리한 인물로 알려졌다. 특히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김 여사에게 소개해 준 인물이기도 하다. 이후 경찰의 도움을 받은 특검팀은 한달여만인 지난달 충북 청주의 한 휴게소에서 붙잡혔다.
이처럼 도주한 피의자를 체포하는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활약한 특검팀이지만, 오점은 피할 수 없게 됐다.
먼저 특검팀은 각종 의혹으로 관련자를 재판에 넘겼지만 일부 사건에서 결정적인 김 여사의 개입 여부를 확인하는데 실패했다.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은 삼부토건 전·현직 경영진이 재판을 받고 있지만 김 여사의 개입을 확인할 수 없었다고 한다. 이외에도 김 여사의 직접 개입을 규명하지 못한 사건은 △집사 게이트 △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 의혹 △종묘 차담회 의혹 △해군 선상파티 의혹 △대통령실 비서관 자녀 학폭 무마 의혹 등으로 국수본에 이첩할 방침이다.
특검 안팎의 논란도 수사 동력을 떨어뜨리는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파견검사 40명이 정부의 검찰청 해제에 반발해 '복귀 항명'을 했다. 특검팀 지휘부가 수습에 나서며 일단락됐지만, 이로인해 수사 동력이 꺾였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었다. 민 특검의 개인적 '내부자 거래 의혹'과 더불어 '양평 공흥지구 특혜 의혹'으로 수사를 받던 양평군 공무원이 '강압 수사'를 주장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으며, 특검 내부 분위기는 최악으로 치닫았다.
특히 수사 기간 막바지에 터진 '편파 수사 의혹'은 '통일교 특검'이라는 또 다른 특검의 불씨 역할을 했다. 현재 여야 모두 2차 종합 특검과 더불어 '통일교 특검'을 내세우고 있는 만큼, 해당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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