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투자로 실적 방어… 손해율 상승에 본업은 부진
파이낸셜뉴스
2025.12.29 18:10
수정 : 2025.12.29 18:09기사원문
생·손보 1~9월 당기순익 11조
투자 수익에도 전년比 15% 감소
내년 중소형사 수익 관리 시험대
시니어 케어 등 新 성장동력 모색
2025년 국내 보험업계를 한 줄로 표현하자면 '투자로 버티고, 본업으로 흔들린 한 해'로 요약된다. 투자수익이 실적 하락을 일정 부분 완충했으나 보험 영업에서의 구조적 부담은 해소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 순이익 10% 이상 줄어
실적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는 보험 본업의 수익성 악화가 꼽힌다. 생보사의 보험손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534억원 악화됐고, 손보사의 보험손익은 2조7478억원 급감했다. 손해율 상승이 보험손익 전반을 끌어내리며 본업 수익성을 압박했다는 분석이다.
반대로 자산운용부문에서는 긍정적인 흐름이 이어졌다. 생·손보를 합친 투자수익은 전년 대비 약 1조3316억원 증가하며 순이익 감소 폭을 일부 상쇄했다. 다만 투자수익 개선으로 보험손익 악화를 만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가 나다. 금리 환경 변화와 운용전략 조정으로 투자수익이 개선되면서 전체 실적의 급격한 하락을 막는 역할을 했다.
업권 전반에서 가장 큰 부담 요인으로는 손해율 문제가 꼽힌다. 특히 건강보험을 중심으로 손해율이 높은 수준을 이어가며 수익성 악화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자동차보험 등 전통 상품에서도 손해율 상승세가 누적되면서 보험사들의 본업 경쟁력은 지속적으로 압박을 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단기 변수가 아닌, 구조적 문제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건전성 관리 강화…포트폴리오 재편
건전성 관리 부담 역시 보험업계의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회계·자본규제 환경 변화 속에서 보험사들은 자본관리와 리스크 대응 역량 강화를 경영의 핵심 과제로 삼고 있다. 단기 실적 개선보다는 중장기적인 재무안정성과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재정비하는 모습이다.
성장 정체를 돌파하기 위한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보험사들은 통합 논의와 사업 다각화를 통해 규모의 경제 확보와 수익원 분산을 모색하고 있다. 해외 사업 확대와 신규 금융서비스 진출에도 관심을 높이고 있다.
생보사를 중심으로 요양·시니어 케어 관련 사업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부상했다. 전통적인 보험 판매에 의존하던 구조에서 탈피해 고령화 사회에 대응하는 종합 금융·서비스 기업으로의 전환을 시도하는 흐름이다.
영업 현장에서는 판매 구조 변화가 두드러졌다. 전속 설계사 중심의 기존 채널에서 벗어나 다양한 판매채널 활용이 확대되고 있지만 채널 경쟁 심화에 따른 판매관리와 소비자보호 과제도 함께 부각되고 있다.
상품 측면에서는 배타적사용권 확보 경쟁이 치열해졌다. 금융당국과 보험협회가 배타적사용권 보호 기간을 최대 1년 6개월로 확대하면서 보험사들의 신상품 개발 경쟁도 한층 가속화됐다.
■2026년은 '체력' 시험대
2026년 보험업계는 보험료 조정 압력과 손해율 현실화, 건전성 관리 부담 등 복합적인 도전에 직면할 전망이다. 특히 손해율 관리와 보수적인 언더라이팅 기조 강화는 중소형 보험사에 상대적으로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금리 환경과 자산운용 전략에 따라 실적 방어 여지는 남아 있다. 투자수익 관리와 비용 효율화가 당분간 보험사 실적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2025년이 외부 환경에 기대 실적을 방어한 해였다면 2026년은 보험 본업의 경쟁력과 자본 체력을 동시에 점검받는 시기가 될 것"이라며 "수익 구조 전반에 대한 근본적인 점검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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