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원 커피 마시는 김대리, 주말엔 '디올' 카페 간다
파이낸셜뉴스
2025.12.29 18:20
수정 : 2025.12.29 19:04기사원문
커피 시장 소비 양극화 확대
저가브랜드 테이크아웃 시장 점령
업계, 공간 고급화 등으로 차별화
엔제리너스, 롯데타워 122층 등
상권별 특화 매장으로 전략 강화
커피 한잔에 2만원 넘어도 북적
단순히 매장 방문을 넘어 고객 체류 시간을 확대하고, 브랜드 전략을 판매에서 경험 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해 기획됐다.
이날 디올 성수 카페를 이용한 오모씨는 "커피 한 잔에 2만원이 넘는 가격이지만 명품 브랜드를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경험할 수 있다"며 "평상시에는 저가 커피를 이용하지만 기념일 같은 특별한 날에는 고급 매장을 이용하는 것도 괜찮은 거 같다"고 말했다. 인근에 위치한 성수동 카페들 역시 커피 한 잔 가격이 1만원에 육박했지만, 방문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업계에 따르면 평소에는 테이크아웃 위주의 저가 커피를 마시더라도 주말이나 특정 기념일에는 비용을 더 지불하더라도 특색 있는 공간을 즐기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 실제, 명품 브랜드인 디올과 루이비통 등이 운영하는 카페는 한 잔에 2만원대의 가격에도 불구하고, 명품 브랜드를 체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입소문을 타며 대기 줄이 이어지고 있다.
성수동의 한 카페를 이용한 김모씨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기록할 수 있도록 매장 디자인의 심미성이 뛰어나거나 디저트가 차별화된 곳을 주로 방문한다"며 "매장만의 확실한 특색이 있는 공간을 선호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커피 업계는 매장 수를 조정하는 대신 공간 고급화에 집중하고 있다. 획일적인 확장 방식에서 벗어나 고객이 직접 방문해 체험할 수 있도록 전략을 변경하는 추세다.
엔제리너스의 경우 상권별 특화 매장 전략을 강화하고 나섰다. 잠실 롯데월드몰 122층에 위치한 '서울스카이점'은 조망과 특화 메뉴로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한다. 지난 9월 리뉴얼한 '한강공원점'은 휴식과 조망을 테마로 한 한강의 랜드마크 매장으로 탈바꿈했다.
파스쿠찌는 올 초 리브랜딩을 통해 에스프레소 바, 칵테일, 젤라또 등을 운영하는 특수 매장과 개방감과 우드 디자인을 강조한 '센트로' 직영 매장을 운영하며 프리미엄 전략을 펼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을 불황 속에서도 생필품 지출은 최소화하되,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는 경험재에는 과감히 투자하는 '앰비슈머' 트렌드로 분석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인플레이션 심화로 소비자들이 장바구니 물가는 극단적으로 아끼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반면, 자신의 취향에 맞는 경험재에는 과감하게 지갑을 열면서 소비의 중간 지대가 사라지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security@fnnews.com 박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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