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원인 최상위권 ‘심뇌혈관’ 질환 "의료부담 키운다"
파이낸셜뉴스
2025.12.30 12:00
수정 : 2025.12.30 12:00기사원문
발생률은 낮아져도 환자·비용은 증가
사망원인 2위 심장, 4위 뇌혈관 질환
금연과 절주, 비만 예방 등 관리 필요
[파이낸셜뉴스] 암에 이어 국내 사망원인 상위권을 차지하는 심뇌혈관질환이 고령화와 맞물리며 의료 부담을 지속적으로 키우고 있다.
예방과 치료 수준은 개선되고 있지만, 환자 규모와 장기 관리 비용은 오히려 늘어나고 있어 조기 예방과 위험요인 관리 강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심장질환은 암 다음으로 높은 사망원인을 차지하고 있으며, 뇌혈관질환 역시 사망원인 4위로 심뇌혈관질환 전반의 질병 부담은 여전히 크다.
고령화 속도에 발생률 감소에도 환자 수 늘었다
연령을 보정한 발생률만 놓고 보면 긍정적인 변화도 있다. 뇌졸중의 연령표준화 발생률은 지난 2014년 대비 2023년에 약 19% 감소했고, 심근경색증 역시 장기적으로 큰 증가 없이 유지되고 있다. 고혈압 관리, 응급의료 체계 개선, 급성기 치료 기술 발전의 성과로 평가된다.
그러나 고령 인구 증가가 이러한 성과를 상쇄하고 있다. 80세 이상 고령층에서 심근경색증과 뇌졸중 발생률은 각각 316.7건, 1,507.5건으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초고령사회 진입과 함께 전체 환자 규모는 줄지 않고 오히려 확대되는 구조다.
심근경색증은 성별 격차가 뚜렷한 질환이다. 2023년 남성의 발생률은 인구 10만 명당 102.0건으로 여성(34.2건)의 3배를 웃돌았다. 흡연, 음주, 대사질환 등 주요 위험요인이 중·장년 남성에게 집중돼 있는 현실이 반영된 결과다.
문제는 재발이다. 심근경색증 환자 중 재발 비중은 9.6%로 증가 추세를 보였다. 급성기 치료를 넘어 장기적인 생활습관 관리와 약물 순응도가 충분히 확보되지 못하고 있다는 신호다. 재발은 의료비 부담을 크게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뇌졸중은 발생률 감소에도 불구하고 의료·돌봄 부담이 큰 질환이다. 환자 4명 중 1명 이상이 재발을 경험하고, 생존하더라도 운동·인지·연하 장애 등 후유증으로 장기 재활과 돌봄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지난 2023년 뇌졸중의 1년 치명률은 19.8%였으며, 65세 이상에서는 31.2%에 달했다. 특히 2020년 이후 치명률이 다시 상승하는 흐름을 보여, 응급 대응과 재활 치료 공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조기예방 없이는 의료부담 줄이기 어려워"
심근경색증과 뇌졸중 모두 치명률은 장기적으로 감소했지만, 고령층과 여성의 위험은 여전히 높았다. 심근경색증의 경우 여성의 1년 치명률이 남성보다 현저히 높았고, 뇌졸중 역시 고령 여성에서 발생과 사망 부담이 집중됐다.
이는 고령·여성 환자가 비전형적 증상으로 진단이 늦어지거나, 동반질환으로 치료가 복잡해지는 구조적 취약성과 맞닿아 있다.
의료계에서는 심뇌혈관질환 대응의 무게중심을 ‘사후 치료’에서 ‘조기 예방과 지속 관리’로 옮겨야 한다고 보고 있다. 고혈압·당뇨병·이상지질혈증 관리, 금연과 절주, 비만 예방 등 위험요인 관리가 가장 비용 효과적인 전략이라는 것이다.
특히 중·장년층 남성에 대한 선제적 관리와 고령층의 재발 방지, 지역 간 응급·재활 의료 격차 해소가 동시에 추진되지 않으면 심뇌혈관질환으로 인한 의료비와 사회적 부담은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한편 이번에 발표하는 심뇌혈관질환 통계자료는 우리나라 심뇌혈관질환의 발생 규모에 대한 자료로서, 향후 심뇌혈관질환 관련 보건의료정책의 기초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임승관 질병청장은 “뇌졸중의 연령표준화 발생률이 감소하고 있음에도 고령화로 인해 전체 발생 규모는 증가하고 있다”라며, “국민들은 평소 ‘심뇌혈관질환 예방관리를 위한 9대 수칙’을 실천하고, 고혈압·당뇨병·이상지질혈증 등 위험요인을 꾸준히 관리해달라”고 당부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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