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부머 리턴즈

파이낸셜뉴스       2025.12.30 17:20   수정 : 2025.12.30 17:20기사원문
"퇴직 후 10년, 지방이 답이다"
베이비부머 이주 현상 분석
도시 과밀-지방 소멸 동시 해결
'3자 연합모델' 제시



[파이낸셜뉴스] 한국 사회가 직면한 두 가지 위기인 '은퇴'와 '지방소멸'을 하나의 해법으로 풀어낸 책이 출간됐다. 마강래 중앙대 도시시스템공학과 교수와 김지원 연구자가 공저한 '베이비부머 리턴즈'는 퇴직 후부터 연금 수령 전까지 '소득 공백의 10년'을 맞이한 베이비부머 세대가 지방으로 이주하는 현상을 분석한다. 또 이를 개인 차원의 생존 전략이자 국가 차원의 균형발전 방안으로 제시한다.

저자는 최근 5년간 도(道) 지역으로 순유입된 45~69세 인구가 20만명에 달하며, 이 중 55~64세만도 10만명을 넘는다고 분석했다. "물밑에서 이미 대이동이 시작됐다"는 것이다.

책의 핵심은 '3자 연합모델'이다. 경험을 가진 베이비부머(경험씨), 소멸 위기의 지방(지방씨), 인력난을 겪는 중소기업(기업씨)이 서로의 필요를 채워주는 구조다.

실제로 지방 중소기업 근로자의 절반이 이미 50세 이상이며, 기업들은 단순 노동력보다 조직 관리 경험과 노하우를 갖춘 '베이비부머 중간관리자'를 애타게 찾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책이 기존 귀촌 안내서와 다른 점은 철저한 데이터 기반으로 접근하고 있다. 이를 통해 독자들의 구체적 우려에 명확한 해답을 제시한다.

의료 접근성 문제에 대해서는 '병세권' 개념을 도입했다. 응급의료시설 5㎞ 이내 지역만 선별해도 서울 면적의 7배가 넘는 공간이 확보된다는 것이다. "거리가 아니라 시간이 중요하다"며 전략적 지역 선택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텃세 문제에 대해서는 '단지형 귀촌' 모델을 대안으로 내놨다. 도시인과 원주민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설계가 이미 시작됐다는 설명이다.


저자는 상상의 인물인 경남 함양군으로 귀향한 김상철씨(55)를 통해 생생한 현장 사례를 제시하고 이론의 현실성을 뒷받침했다. 함양군은 베이비부머 유치를 통해 지역 활력을 되찾은 대표적 성공 사례로 꼽았다.

마 교수는 "이 책은 낭만적인 시골 생활 안내서가 아니다"며 "주거, 일자리, 의료 등 구체적 데이터를 바탕으로 개인의 인생 2막과 국가의 균형발전을 동시에 설계하는 현실적 정책 제안서"라고 강조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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