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대 안 보고 감으로 때린다, 소름 돋아" 이정효가 분석한 손흥민... 팬들은 '국대 만남' 꿈꾼다
파이낸셜뉴스
2025.12.31 09:00
수정 : 2025.12.31 09:00기사원문
2024년 1월 1일 이정효의 손흥민 분석 역주행
이정효 감독 "손흥민 소름 돋아, 골대도 안보고 때려"
"얼마나 많은 연습 했을지 상상도 안 가"
축구팬들 "대표팀서 손흥민과 함께하는 모습 보고 싶어"
[파이낸셜뉴스] 'K-무리뉴' 이정효 감독이 수원 삼성의 지휘봉을 잡으며 K리그 판을 흔들고 있는 가운데, 과거 그가 손흥민(토트넘)을 향해 보냈던 극찬이 팬들 사이에서 다시금 뜨거운 화제가 되고 있다. 단순한 칭찬을 넘어, 전술가로서 손흥민의 디테일을 완벽하게 분석한 내용이라 더욱 눈길을 끈다.
당시 박문성 위원이 "손흥민, 이강인, 황희찬, 김민재 등 쟁쟁한 선수들 중 지도자 입장에서 봐도 '정말 소름 돋는다' 싶은 선수는 누구냐"라고 묻자, 이정효 감독은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손흥민"을 꼽았다.
이정효 감독이 손흥민을 '원픽'으로 꼽은 이유는 명확했다. 바로 극한의 상황에서 나오는 '본능'과 그 본능을 만든 '노력' 때문이었다.
이 감독은 "유럽 무대는 피지컬이 뛰어나고 머리도 좋은 수비수들이 즐비하다. 또한, 전술적으로 뛰어난 감독들이 버티고 있는 곳"이라며 "손흥민은 그런 좁은 공간에서도 골대를 보지 않고 때린다. 그냥 감으로 때리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골대를 보고 차면 늦는다. 그만큼 시간이 없는 곳이다. 한 타이밍 늦었다 싶으면 상대 가랑이 사이로 때려 넣는다. 이건 이미 머릿속으로 계산이 다 되어 있다는 뜻"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특히 이 감독은 손흥민의 천재성 뒤에 숨겨진 노력에 주목했다. 그는 "얼마나 노력을 했겠나. 그런 장면을 보면서 대단하다고 느낀다. 얼마나 이미지 트레이닝을 했을까 싶다"며 지도자로서 깊은 존경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 영상이 뒤늦게 재조명되는 이유는 이정효 감독의 거취와 맞물려 있다. '흙수저' 비주류 감독에서 광주의 기적을 쓰고, 이제는 K리그 최대 팬덤을 보유한 '빅클럽' 수원의 사령탑에 올랐기 때문이다.
축구계에서는 이번 수원행이 이정효 감독에게 있어 국가대표팀 감독 혹은 해외 진출을 위한 '최종 쇼케이스'가 될 것이라 보고 있다. 그가 메인 팀에서도 성공을 거둘 수 있는 지 여부가 중요하기 떄문이다.
팬들은 벌써부터 행복한 상상에 빠졌다. 수원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능력을 증명한 이정효 감독이, 훗날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지휘봉을 잡아 손흥민과 만나는 그림이다.
각종 축구 커뮤니티에는 "이정효의 치밀한 전술 안에서 손흥민이 뛴다면 어떤 파괴력이 나올까", "손흥민의 결정력과 이정효의 빌드업이 만나면 아시아 씹어먹는다", "수원에서 증명하고 국대로 가자"는 등의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콘이나 놓던 놈"이라는 비아냥을 실력으로 잠재우고 수원의 왕이 된 이정효. 그가 훗날 자신이 '소름 돋았다'고 표현한 손흥민을 직접 지휘하는 날이 올까.
팬들은 손흥민이 은퇴하기 전에 언젠가 딱 한번 쯤은 그 날을 기대하고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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