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선 HD현대 회장 "위험 감수해도 도전하겠다"

파이낸셜뉴스       2025.12.31 13:00   수정 : 2025.12.31 13:00기사원문
합병·석화 재편·조선소 디지털 전환 및 해외 확장 언급
AI·자율운항·로봇·SMR·해상풍력으로 기술 초격차



[파이낸셜뉴스] 정기선 HD현대 회장이 "위험을 감수해서라도 도전해볼 가치가 있는 일이라면 주저 없이 논의하고, 실행해볼 수 있는 문화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2004년 정당대회에서 내세웠던 '담대한 희망'이라는 슬로건처럼 도전 정신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정 회장은 "어떤 상황에서도 도전을 피하지 않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으며, 반드시 해내고야 마는 HD현대만의 DNA가 있다"며 "두려움 없는 도전 정신만 있다면 그 어떠한 상황도 돌파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

31일 정 회장은 '2026년 신년사'를 통해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 간 합병, 석유화학 사업재편, 디지털 조선소로의 전환, 해외 조선소 확장 등 두려움 없는 도전을 필요로 하는 일들이 너무 많다"며 "조직의 창의성과 도전을 가로막는 매너리즘과 관성에는 단호히 맞서겠다"고 밝혔다.

그는 허허벌판이던 바닷가 백사장에 조선소를 세우고, 동시에 두 척의 초대형 유조선 건조에 나섰던 첫 도전을 상고했다. 사우디 주베일 항만공사에서도 10층 건물 높이의 자켓을 1만㎞를 넘는 해상을 통해 운반하는, 상식을 뛰어넘는 과감한 선택도 언급했다. 스스로의 역량을 믿고 그 역량이 제대로 발휘될 수 있는 무대를 끊임없이 새로운 영역으로 확장해 나가며 'HD현대만이 해낼 수 있는 것'을 만들어 왔다는 평가다.

기술 초격차도 주문했다. 과감한 혁신을 통해 품질과 성능, 비용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현장에서 실제로 적용 가능한 기술을 끊임없이 만들어야 한다는 시각이다. 그는 AI(인공지능), 자율운항, 연료전지, 전기추진, 배터리팩, 로봇, 소형모듈원자로(SMR), 해상풍력 등 미래 신사업 분야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들이 하나둘씩 나타나고 있다고 봤다. 이러한 흐름을 바탕으로 원천 기술을 조기에 확보하고, 이를 실제 제품에 적용하고, 상용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HD현대가 인도한 선박들 중 일부는 중국 대비 연비가 20% 이상 뛰어나 고객사가 시운전 과정에서 매우 놀라워했다. HD건설기계가 최근에 출시한 차세대 신모델 건설장비도 연비는 물론 조작 성능 면에서도 경쟁사보다 앞서면서 국내뿐만 아니라 유럽시장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면서도 "중국 기업들은 눈에 띄게 향상된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을 빠른 속도로 잠식해 나가고 있다. HD현대 그룹이 세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조선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중국은 이미 수주량 등 양적인 측면에서는 우리를 앞서 있다. 기술적 우위는 결코 영원하지 않는다. 실제로 과거에도 그 격차가 순식간에 좁혀졌던 사례도 적지 않았다"고 경계했다.

성과를 창출하면서도, 구성원들이 일에 몰입할 수 있고,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건강한 조직을 주문했다. 도전적인 과제 앞에서 주저하지 않고, 잘한 일에 대해서는 아낌없는 인정을 보내는 문화가 뿌리내려야 한다고 봤다.

정 회장은 "목표와 방향이 명확해 '왜 이 일을 하는가'에 대해 구성원 스스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문제가 생겼을 때는 서로를 탓하기보다는 함께 해결책을 찾아가는 분위기가 자리 잡아야 한다"며 "현장의 고민과 목소리가 리더에게 자연스럽게 전달되고, 리더는 그 의견을 존중하며 공정한 기준으로 판단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런 조직을 만들기 위해 먼저 앞장서서 듣고, 소통하겠다. HD현대 임직원들도 자신의 생각을 당당하게 밝히고 조직의 미래를 함께 설계하는 '퓨처빌더'의 모습을 보여주길 부탁한다. HD현대가 '가장 안전한 일터'가 될 수 있도록 임직원 1명 1명의 힘을 모아 주기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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