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압박에…이탈리아, 국방비 늘리는 내년 예산안 의결
파이낸셜뉴스
2025.12.31 14:48
수정 : 2025.12.31 14:48기사원문
금융업 추가 부담금 통해 재정적자 폭 줄이겠다는 구상
30일(현지시간) 미국 AP통신 등에 따르면, 내년 이탈리아의 예산 규모는 220억유로(약 37조원) 수준으로 정부안이 막판에 수정되면서 35억유로(약 5조9000억원)가 늘었다.
우선 국방비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합의에 따라 증액 배정됐다.
또 내년부터 적용될 연소득 2만8000∼5만유로(4700만∼8400만원) 구간의 소득세율은 35%에서 33%로 낮아졌다.
그러면서도 내년 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 목표치는 2.8%로 맞춰졌다. 당초 목표치인 3.0%보다 더 내려 잡은 것으로, 유럽연합(EU)의 요구(3% 이하)에 부합하는 수준이다.
나갈 돈은 많아지고 들어올 돈은 줄어드는데도 재정적자 비율 목표치를 이같이 설정할 수 있었던 것은, 내년 예산안의 신규 재원을 은행·보험사에 약 44억유로(7조4000억원) 부담금을 추가로 부과시킴으로써 마련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감세 기조에 국방비 지출은 늘지만 금융업 추가 부담금을 통해 재정적자 폭은 더 줄이겠다는 구상인 셈이다.
조르자 멜로니 총리는 예산안 통과 직후 소셜미디어에 "어려운 여건 속에서 마련한 진지하고 책임 있는 예산"이라며 "가용 재원을 가족·노동·기업·보건의료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중도좌파 진영의 엘리 슐라인 민주당 대표는 "긴축 기조의 정부 예산은 저소득 노동자와 가계가 물가 상승에 대응하는 데 도움을 주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whywani@fnnews.com 홍채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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