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수효과 끝’…기관 장세 속 ‘알트코인 겨울’ 지속

파이낸셜뉴스       2025.12.31 17:23   수정 : 2025.12.31 14:46기사원문
개인 투기자금 감소에 기관 중심 재편…“85% 프로젝트 가격 하락”



[파이낸셜뉴스] 가상자산 시장에서 비트코인을 제외한 알트코인 전반이 약세 국면을 보이고 있다. 알트코인 시즌 지수가 30대 후반에 머물며 대부분의 알트코인 수익률이 비트코인을 밑도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가상자산 상장지수펀드(ETF) 중심의 기관 자금 유입과 알트코인 프로젝트의 펀더멘털 한계 등이 핵심 요인으로 분석됐다.

31일 가상자산 데이터 플랫폼 코인글래스에 따르면 알트코인 시즌 지수는 39이다. 이는 시가총액 상위 100개 알트코인 중 최근 90일간 비트코인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종목이 약 39%에 그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알트코인 시즌 지수는 시총 상위 100개 알트코인의 최근 90일간 수익률을 비트코인과 비교해 상회하는 알트코인의 비중(0~100)을 나타내는 지표다. 업비트 알트코인 지수도 최근 3개월간 38% 급락해 3910.93을 기록했다.

올해 알트코인 장세가 형성되지 못한 배경으로는 시장에 유입되는 자금의 성격변화가 꼽힌다. iM증권 양현경 연구원은 “과거 알트코인 강세장은 개인투자자들 중심의 투기적 자금이 비트코인에서 알트코인으로 순환하며 형성됐다”며 “하지만 최근에는 디지털 자산 재무기업(DAT), 기관 투자자, ETF를 중심으로 자금 유입 구조가 재편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비트코인 현물 ETF 등을 통해 유입된 자금은 비트코인 조정 국면에서 알트코인이 아닌 인공지능(AI) 관련 주식이나 금·은 등 전통자산 ETF로 재배치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증권 분석에 따르면 최근 비트코인 현물 ETF에서 약 7억8000만달러의 순유출이 발생했지만, 비트코인 도미넌스(시총 점유율)는 오히려 상승했다.

알트코인 프로젝트 자체 펀더멘털 한계도 약세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대부분의 알트코인 프로젝트가 명확한 수익 모델이나 실질적인 사용 사례를 충분히 입증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양 연구원은 “과거에는 새로운 기술 서사와 기대감으로 가격 상승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기술적 완성도, 실사용 기반, 규제 대응력 등 보다 현실적인 기준이 요구되고 있다”고 밝혔다.

새해에도 알트코인 부진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과거처럼 비트코인 상승 이후 알트코인으로 자금이 흘러가는 낙수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관측이다. 타이거리서치 관계자는 “가상자산 시장이 기관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자금 흐름이 보수적으로 변했다”면서 “기관들은 검증되지 않은 자산을 기피하고 비트코인·이더리움 같은 주요 자산에 집중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올해 상장한 프로젝트의 85% 이상이 가격 하락을 겪는 등 단기 트렌드에만 의존하는 프로젝트들은 새로운 트렌드에 빠르게 밀려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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